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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0 (금)

시리아 철군 결정 트럼프 "선 넘으면 터키 경제 끝장낼 것"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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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시리아 북동부 쿠르드족 거주지역에서 미군 철수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자 터키를 향해 "도 넘은 행위를 하면 터키 경제를 망가뜨리겠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 시각) 트위터 계정을 통해 시리아 북동부 쿠르드족 거주지역에서 미군을 철수하고 이 지역에 대한 터키의 군사작전을 사실상 용인한 결정과 관련해 이 같이 밝혔다. 그는 "나의 위대하고 비길 데 없는 지혜에 근거해 터키가 도를 넘는 것으로 간주된다면 터키의 경제를 완전하게 파괴하고 말살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전날 백악관은 터키가 오랫동안 준비해온 시리아 북동부 지역 군사작전을 추진하기로 했으며 미군은 이 지역에서 철수해 터키의 군사작전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미군은 곧바로 이 지역에서 철수를 시작했다.

터키 정부는 터키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시리아 북동부 지역에서 쿠르드족과 갈등을 겪어왔다. 터키는 시리아 쿠르드 민병대 인민수비대(YPG)를 자국 내 분리주의 테러조직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의 시리아 분파로 여기고 최대 안보 위협 세력으로 여겨왔다. 미국은 그동안 이 지역에 미둔을 주둔시켜 터키와 쿠르드족 사이에서 갈등을 완충하는 역할을 해왔으나 미군 철수 결정으로 터키에 손을 들어준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이 같은 결정에 미국 정치권에서 비판이 쏟아졌다. 쿠르드족은 시리아 지역에서 미국을 도와 IS를 격퇴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여당인 공화당도 시리아 북동부에서 미군을 철수하는 것은 쿠르드 동맹에 대한 배신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시리아 북동부 지역 미군 철수 결정에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정치권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자 이를 진화하기 위해 터키에 경고성 발언을 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터키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면서도 철군 결정을 철회하지는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쿠르드족은 우리와 함께 싸웠지만 그렇게 하기 위해 엄청난 양의 돈과 장비를 지급받았으며, 그들은 수십년간 터키와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3년 동안 이 싸움을 막으려했지만 이제는 이 끝없는 전쟁에서 벗어나 우리 군인들을 집으로 데려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우리의 이익이 되는 곳에서 싸울 것이며 오직 이기기 위해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나는 우리 위대한 군이 미국을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들의 이익을 위해 경찰 노릇을 하는 터무니 없는 전쟁에서 벗어나겠다는 약속을 토대로 당선됐다"며 내년 재선을 염두에 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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