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6 (일)

빛바랜 차우찬 역투, 김대현 고우석 왜 흔들렸나[박영길의 눈]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츠서울

LG 김민성이 1회초 1사 2루타를 친 후 손을 흔들고 있다. 2019. 10. 7. 고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고척=스포츠서울 박영길객원기자] 키움과 LG의 준플레이오프(준PO) 2차전에서 가장 빛난 투수는 LG 차우찬이다. 그러나 불펜진의 방화로 그의 호투도 결국 빛을 잃었다.

차우찬의 변칙 투구가 단기전의 묘미를 선사했다. 포심패스트볼이 140㎞대 초·중반에 그쳤지만 110㎞대 초반의 느린 커브를 적절히 가미해 덤벼드는 키움 타선을 봉쇄했다. 양날의 검을 지닌 자가 이를 제대로 쓰면 적수가 없다는 것을 증명한 볼배합이었다. 일반적으로 타자들은 구속 차가 25~30㎞ 정도 나면 타이밍을 맞추지 못한다. 구속 150㎞를 웃도는 강속구가 아니어도 홈런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려면 반드시 갖춰야 할 무기가 완급조절이다. 차우찬이 키움 중심타자인 제리 샌즈와 박병호를 완벽히 봉쇄하니 준PO 1차전 승리로 한껏 기세를 올린 키움의 상승세도 꺾이는 듯 했다.

그러나 LG로 넘어갔다고 본 승부가 8회 요동쳤다. 차우찬에 이어 구원등판한 김대현, 고우석이 실점하며 동점을 허용했다. 결국 연장까지 치러야 했다. 김대현과 고우석은 이들은 150㎞짜리 빠른공을 던지는 투수들인데 구속 변화에 차이를 주지 못했다. 투수의 진짜 힘은 100마일 강속구가 아니다. 제구력과 구속의 차이에서 온다. 그게 바로 LG 선발 차우찬과 이후 등판한 불펜 투수들의 가장 큰 차이점이었다. 키움 타자들은 차우찬이 내려간 뒤 LG 불펜요원들의 강속구만 노리고 타석에 섰고 결과적으로 성공했다.

LG 마운드가 전체적으로 더 짜임새를 갖추려면 불펜 투수들이 빠른 공과 밸런스를 맞출 브레이킹볼을 보유해야 한다. 올시즌 희망을 발견한 LG 불펜 주축들이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다. 전 롯데·삼성·태평양 감독

[기사제보 news@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sportsseoul.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