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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환상 커브로 키움 홀린 차우찬, 패했지만 가을왕자 저력 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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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LG 선발투수 차우찬이 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KBO리그 키움과 LG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 키움 타자들을 상대로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2019. 10. 7. 고척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고척=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비록 팀 패배로 고개숙였지만 4년 만의 가을 왕자 복귀를 알렸다. 과거 삼성 왕조 구축에 앞장섰던 모습을 재현하며 상대 막강 타선을 확실히 눌렀다. 패배 속에서도 LG 좌완 차우찬(32)의 괴력투는 강렬하게 빛났다.

차우찬은 7일 고척돔에서 열린 키움과 준플레이오프(준PO) 2차전에 선발 등판해 105개의 공을 던지며 7이닝 5피안타 2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맹활약했다. 역시 가을야구 최고 ‘조커’다웠다. 지난 3일 NC와 와일드카드 결정전(WC) 1차전에서 1.1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향한 다리를 놓은 차우찬은 3일 휴식 후 선발투수로 등판해 이번에도 임무를 완수했다. 혈투가 반복되는 가을야구 무대에서 선발 등판 전 불펜피칭을 실전으로 대체했다.차우찬은 삼성이 2011시즌부터 2014시즌까지 통합 4연패를 달성할 때도 선발과 중간을 오가는 ‘조커’ 역할을 수행했다. 자리를 가리지 않고 최상의 결과를 만들며 삼성 우승 시나리오의 주역으로 자리매김했다.

더할나위 없는 준PO 2차전 투구였다. 이날 차우찬은 세 가지 구종(직구·슬라이더·커브)을 완벽하게 활용했다. 3일 만에 선발투수로 옷을 갈아입은 만큼 절묘한 볼배합과 완급조절로 긴 이닝을 소화했다. 볼배합의 중심에는 커브가 있었다. 1회말부터 꾸준히 커브를 구사하며 키움 타자들의 머릿속을 흔들어 놓았다. 커브로 볼카운트를 선점했고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로 범타를 유도해 2이닝 연속 삼자범퇴에 성공했다.

난적 박병호와 승부는 이날 차우찬 투구의 하이라이트였다. 2회말 첫 번째 맞대결에서 박병호를 커브로 돌려세운 그는 4회말 두 번째 맞대결서도 박병호의 타격존을 마음껏 흔들었다. 초구 슬라이더로 스트라이크를 선점한 후 커브로 헛스윙을 유도해 볼카운트 0-2를 만들었다. 그리고 절묘한 코스로 하이 패스트볼을 구사해 박병호의 반응을 살폈다. 박병호가 높은 코스에 반응하지 않은 것을 파악한 차우찬은 다시 뚝 떨어지는 커브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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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2차전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LG 선발투수 차우찬이 6회 투구 후 김민성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19. 10. 7.고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6회말 세 번째 승부는 배짱이 돋보였다. 2스트라이크 후 연달아 실투성 커브가 나왔다. 커브가 홈플레이트 한참 앞에서 떨어지며 허무하게 볼카운트 2-2가 됐다. 하지만 차우찬은 결국 완벽한 커브를 던져 박병호를 다시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다. 7회말 대타 장영석을 상대한 장면도 놀라웠다. 무사 2루에서 장영석에게 130㎞ 하이 패스트볼을 던졌다. 장영석은 이 공에 허무하게 내야플라이로 물러났다. 이른바 초구 ‘직체’로 상대를 요리했다.

LG 류중일 감독은 준PO 2차전 패배 후 “이겼으면 할 말이 많았을 것 같다”고 차우찬이 승리를 놓친 것에 대한 아쉬움을 에둘러 표현했다. 류 감독은 삼성 시절과 마찬가지로 차우찬의 불펜 대기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궁지에 몰린 류 감독이 차우찬 불펜 카드를 통해 반등을 꾀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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