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지가 공개한 '타격기계 공략법' LG에 악영향? [WC백미 양의지vs김현수④]

NC 양의지가 3일 잠실 구장에서 진행된 2019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을 앞두고 훈련을 준비하던 중 상대팀 코칭 스태프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있다. 잠실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잠실=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나비효과가 될까. NC 양의지가 이른바 ‘김현수 레시피’를 숨김없이 드러냈다. 떨어지는 변화구를 적극활용하는 대신, 빠른 공은 철저히 ‘보여주는 공’으로 써야 한다는 것을 공개해 김현수의 향후 대응에 관심이 모인다.

양의지와 김현수는 두산에서 한 솥밥을 먹으며 한국시리즈 우승 영예를 누린 절친이다. 김현수가 메이저리그(ML) 도전 이후 KBO리그에 복귀하며 LG를 선택했고, 양의지는 두산왕조를 이끌다 지난시즌 후 프리에이전트(FA) 권리를 얻어 NC에 둥지를 틀었다.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9 KBO리그 와일드카드결정전(WC) 1차전에서 다른 유니폼을 입고 포스트시즌(PS)에서 처음 만난 셈이다. 양팀 전력의 핵심으로 꼽히는 데다 NC는 이날 경기에서 패하면 시즌이 완전히 끝나기 때문에 조금 더 절실하다. 양의지 입장에서는 김현수를 반드시 봉쇄해야만 했다.

1회 첫 대결에서 투수 땅볼로 김현수를 제압한 양의지는 3회말 두 번째 대결에서는 빠르게 승부를 걸다 안타를 맞았다. 구종과 코스 모두 김현수에게 노출당했다. 공교롭게도 김현수에게 첫 안타를 내준 3회말 LG 타선이 꿈틀대 2사 만루 기회까지 만들었다. 실점하지 않았지만 이 흐름은 다음 이닝(4회말)으로 이어져 결국 두점을 더 내줬다.

0-3으로 뒤진 4회말 1사 2루에서 김현수를 다시 만난 양의지는 체인지업을 전면에 배치해 3구 만에 2루수 땅볼로 돌려보냈다. 앞뒤 타이밍을 빼앗기 위해 두 개의 체인지업 사이에 보여준 빠른 공이 효과를 봤다.

6회말 2사 후 네 번째 타석에서도 그랬다. 김진성과 호흡을 맞춘 양의지는 초구에 바깥쪽 빠른 공(144㎞)으로 스트라이크를 선점한 뒤 포크볼 두 개를 잇따라 몸쪽에 붙여 스윙을 유도했다. 김진성의 포크볼은 포심처럼 날아들다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가라앉기 때문에 타자 입장에서는 스윙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도 ‘타격기계’로 불리는 KBO리그 최고 타자가 3구 삼진으로 돌아서는 것은 굴욕에 가깝다.

LG가 7회초 현재 3-1로 리드하고 있지만, 이른바 ‘김현수 공략법’이 공개됐다면 향후 PS가 껄끄러울 수밖에 없다. 양의지와 김현수의 맞대결이 단순히 WC 1차전 한 경기에 국한되지 않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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