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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NC 박민우 LG 구본혁 부상이 만든 '엇갈린 희비' [SS 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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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LG 구본혁이 4회말 안타를 친 후 김호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잠실=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야구에서 센터라인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가을야구 첫 머리에서 만난 LG와 NC의 희비도 엇갈렸다. 똑같이 주축 내야수의 부상에 시름했지만, 무리하지 않은 LG가 주도권 싸움에서 먼저 웃었다.

LG는 시즌 막판 주전 유격수 오지환이 왼무릎 부상을 당해 전열에서 이탈했다. 당초 3주간 공백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와일드카드결정전(WC) 1차전을 앞두고 기적처럼 합류했다. 오지환은 “내 몸이 워낙 튼튼하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타격은 큰 무리 없지만, 수비할 때에는 유격수 특수성 탓에 행동범위에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 LG 류중일 감독이 대졸(동국대) 신인 구본혁(22)을 선발 유격수로 낙점한 배경이다.

NC 박민우는 지난 1일 잠실 두산전에서 수비도중 햄스트링에 불편함을 호소했다. 하루 휴식 후 WC1차전을 치러야 하는 NC 입장에서는 아찔할 수밖에 없는 상황. 설상가상 몸살까지 걸려 정상 컨디션이 아닌 상태였다. 박민우는 “부상은 견딜만 하다. 다리가 부러질 때까지 뛸 것”이라며 의욕을 드러냈다. 공격 첨병역할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중추 역할을 해야하는 만큼 2년 만에 다시 밟는 포스트시즌(PS) 무대를 허투루 보낼 수없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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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박민우가 6회초 무사1루 삼진아웃이 된 후 파울에 대한 비디오판독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LG가 더 치밀하게 준비했다는 게 드러났다. 시즌 중 출전 비중을 조금씩 높이던 LG 구본혁은 오지환이 부상한 뒤 주전 유격수로 10경기 가량 소화하며 마음의 준비를 했다. 이날도 1회초 상대 리드오프 이상호의 팝플라이를 스스로 처리해 첫 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긴장감을 빨리 풀어낼 단초가 된 셈이다. 구본혁은 4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 좌전안타로 PS 데뷔무대 두 번째 타석만에 첫 안타를 때려냈다. 박용택의 희생플라이 때 득점까지 했으니 공수에서 복병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박민우는 달랐다. 불편한 다리는 땅볼 타구에 대한 첫 발 스타트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2회와 4회말 이천웅의 우전안타는 평소 박민우라면 충분히 잡을 수 있는 타구였다. 허벅지 뒷근육에 뭉침현상이 생기면 다리를 들어올릴 때, 포복에 변화를 줄 때 반응 속도에 차이가 생긴다. 미세한 차이로 볼 수도 있지만, 이 작은 차이가 안타와 범타를 구분한다. 딱딱한 그라운드에서는 달릴 때 허벅지에 부담을 느낀다는 것을 깨달은 박민우는 5회말 수비떄부터 조금 더 푹신한 잔디 위로 올라가 타구를 처리하기 시작했다. 어떻게든 팀에 도움을 주고 싶다는 열망이 묻어나는 선택이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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