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엑스원 / 사진=텐아시아DB |
Mnet ‘프로듀스 x 101′(이하 ‘프듀x’) 생방송 투표 조작 논란과 관련해 프로젝트 그룹 엑스원(X1) 일부 멤버들의 소속사가 압수수색을 당하면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수사 대상이 방송사를 넘어 소속 멤버의 원 소속사로 확대되면서 의혹의 진실 여부가 드러나기 일보 직전이다. 경찰 조사결과 엑스원이 조작 의혹에서 벗어날지, 아니면 조작이 사실로 드러나 큰 파장을 불러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경찰은 1일 엑스원 멤버 강민희와 송형준의 소속사인 스타쉽 엔터테인먼트와 남도현, 이한결의 소속사 MBK 엔터테인먼트, 차준호의 소속사 울림엔터테인먼트를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압수수색에 대한) 구체적인 대상 선정과 사유는 수사 중이라 밝히기 어렵다”고 밝혔다.
스타쉽 엔터테인먼트는 이날 “‘프로듀스X101’ 프로그램 순위조작 의혹과 관련해서 CJ ENM을 조사하고 그 과정에서 협력사들도 일괄적으로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경찰의 협조 요청에 대하여 성실하게 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MBK엔터테인먼트와 울림엔터테인먼트는 압수수색이 진행된 것만 인정했을뿐 별다른 공식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언급된 세 기획사를 제외한 나머지 멤버들인 김요한(위 엔터테인먼트), 김우석(티오피미디어), 조승연(위에화 엔터테인먼트), 손동표(DSP 미디어), 이은상(브랜뉴뮤직), 한승우(플레이엠 엔터테인먼트) 측은 경찰의 압수수색과 관련해 들은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 7월 19일 방영된 Mnet ‘프로듀스X101’ 방송화면. |
‘프듀X’는 지금까지 방송된 3개의 ‘프듀’ 시리즈 중 유난히 말이 많았던 시즌이다. 워너원을 탄생시켰던 ‘프듀2’와 비교해보자면 ‘프듀2’는 방송 당시 강다니엘과 박지훈의 센터 경쟁이 치열했고 연습생들의 인기가 팽팽했기 때문에 생방송에서도 데뷔조의 순위를 예측할 수 없었다.
하지만 ‘프듀X’는 인기 멤버와 비인기 멤버가 확실했다. 그래서 어느 정도 순위 예측이 가능했으며 유력한 데뷔 주자도 예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예상을 뒤엎는 결과가 나오자 자연스럽게 투표 조작 의혹으로 불거졌다. 이러한 조작 의혹은 시청자의 유료 문자투표 결과 1위부터 20위까지 득표 숫자가 모두 ‘7494.442’라는 특정 숫자의 배수로 설명된다는 구체적인 분석이 나오면서 더욱 거세졌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7월 31일 ‘프듀X’의 생방송 투표 조작 논란과 관련해 서울 상암동 CJ ENM 내 ‘프듀X’ 제작진 사무실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벌였다. 팬들로 이뤄진 ‘프듀X 진상규명위원회’는 프로그램 제작진을 사기·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엑스원은 의혹이 불거진 상황에서도 예정대로 데뷔를 강행하면서 대중의 우려와 비난을 받았다. 일부에서는 엑스원을 향해 ‘조작돌’이라며 날을 세웠다. 이 때문에 이들은 데뷔 앨범 ‘비상 : 퀀텀 리프(비상:QUANTUM LEAP)’로 초동 52만장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신인 그룹 최초 하프 밀리언셀러 등극이라는 기록을 세우고도 온전히 축하 받지 못했다.
조작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엑스원에겐 타격이 불가피하다. 조작 멤버를 탈퇴시키거나 팀을 해체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조작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 후에도 현재 팀으로 활동을 계속한다면 모든 비난이 엑스원 멤버들에게 쏠리게 돼 한창 꿈을 안고 활동 중인 멤버들만 애꿎은 피해를 보게 될 수도 있다. 조작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혀져도 활동은 계속하겠지만 일부 팬들의 의심은 계속 받아야 할지도 모른다.
‘프듀X’의 조작 의혹은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의 신뢰도에도 돌이키기 어려운 피해를 입힐 전망이다. 많은 프로그램의 문자 투표를 관리해온 업체는 국내 단 한 곳이기 때문이다. Mnet ‘슈퍼스타K’ 시리즈를 비롯해 MBC ‘위대한 탄생’, KBS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 유닛’, SBS ‘K팝 스타’ 시리즈 등 시청자의 문자 투표가 순위에 영향을 끼치는 프로그램은 종영했다고 하더라도 대중들이 조작에 대한 의심을 품을 수밖에 없다.
특히 ‘프듀’ 시리즈의 시청자 투표로 탄생해 많은 사랑을 받은 아이오아이, 워너원, 아이즈원 등도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프듀’ 시리즈는 ‘국민 프로듀서’를 내세워 시청자들이 직접 자신의 손으로 아이돌을 만들고 데뷔시킨다는 콘셉트로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그 결과 탄생한 그룹들이 국민적인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의혹이 어느 정도 사실로 밝혀지면 대중의 배신감은 더 클 수밖에 없다. 그나마 피해를 최소화하는 길은 명백한 진상 규명을 통해 시비를 가림으로써 대중의 의심을 해소하는 것 뿐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이날 텐아시아와의 통화에서 “진실 여부에 앞서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 일단 이런 의혹이 나오고 남는다는 것 자체가 문제이지 않나”라며 “방송사 전체의 문제인지 일부 PD의 문제인지 기획사와의 관계가 문제인지 오디션 프로그램이 갖고 있는 형식에 대한 문제가 있는지 다각도로 살펴봐야 한다. 앞으로 계속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나올 것이기 때문에 잘못된 점을 정확히 찾아내야 계속 오디션 프로그램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잘못된 점을 찾아내야 그에 대한 해결책과 대안도 나올 수 있다. Mnet 입장에서도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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