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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몽부터 션샤인까지…드라마는 어떻게 역사를 소환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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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역사드라마, 상상과 왜곡 사이'

연합뉴스

역사드라마, 상상과 왜곡사이
[역사비평사 제공]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사극으로 역사를 배운다." vs. "사극이 역사를 왜곡한다."

인기가 높고 화제를 몰고 다니는 역사드라마가 방영될라치면 늘 나오는 논쟁이다. 종합편성채널이 등장하기 전 2006년 방송된 '주몽'은 최고 시청률이 49.7%에 이르는 인기를 누렸고, 지난해 방영된 '미스터 션샤인'도 화제성을 장악했다. 그러나 두 작품 모두 '역사 왜곡'이라는 비판도 함께 받았다.

신간 '역사드라마, 상상과 왜곡 사이-TV는 어떻게 역사를 소환하는가'에서는 사극 작가와 연출가가 어떻게 역사를 소환하고 어떤 방식으로 역사를 재현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지를 알아본다.

저자는 드라마 작가가 주장하는 '상상력'과 역사학자가 비판하는 '역사 왜곡'이라는 비판적 구도를 넘어 역사드라마를 분석함으로써 그것에 드러난 문화 현상과 변화, 흐름에 주목한다.

책에 따르면 사극은 대체로 역사의 전경화, 중경화, 배경화 전략을 통해 역사 효과를 극대화하고 시청자를 드라마에 몰입시킨다.

'미스터 션샤인'은 시대 배경은 1902~1907년이다. 역사적 사실 재현에 민감한 시청자라면 역사에 부합하지 않는 장면들을 많이 골라냈겠지만, 작품은 의도적으로 특정 사건들을 선택하고 재배열했다.

또 고애신, 유진 초이, 김희성, 구동매 등 주요 인물은 허구이고 고종, 하야시 공사, 앨런 공사, 이완익, 요셉 선교사 등 실존 인물들과 어울리며 극의 짜임새를 높인다.

특히 200년대 이후 사극은 시대적 배경을 조선시대에 국한하지 않고 삼국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역사적 사실보다 작가 상상력이 이야기 전개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태왕사신기'(2007), '바람의 화원'(2008), '뿌리 깊은 나무'(2011) 등이 그랬다.

또 최근 작품들은 주류 인물을 내세운 과거와 달리 비주류의 허구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이야기를 끌고 가며, 인간의 보편적 가치를 주명한다.

저자는 다양한 작품을 사례로 들며 끊임없이 질문한다. "특정 역사 사건이나 인물이 드라마에 소환돼 현실과 알레고리를 맺을 때, 그것은 현실 정치와의 야합일까, 아니면 역사를 통한 현실의 재해석일까."

역사비평사, 264쪽, 1만6천원.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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