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성향의 집권당이 난민 문제에 지나치게 관용적인 태도를 취할 경우, 노동자·서민들로부터 외면을 받게 돼 극우세력을 돕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트위터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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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인 프랑스텔레비지옹은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 16일 저녁 집권당 레퓌블리크 앙마르슈(LREM·전진하는 공화국) 소속 200여 명의 상·하원 의원들과 올 하반기 국정과제를 논의하는 자리에서 "프랑스의 난민법이 일부 난민·불법 이주민 브로커들에 의해 오용되고 있다"며 "불법 이민자와 난민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집권세력이 노동자·서민들에게 부르주아로 비칠 수 있다"고 말했다.
진보진영이 난민과 불법 이주민자 증가로 인한 사회 문제를 외면하면서 노동자 계층과 서민 계층이 반(反) 난민의 기치를 든 극우 진영으로 이동하는 현상을 걱정한 발언이다.
이 같은 발언에 대해서는 내년 지방선거와 2022년 대선의 재선을 앞두고 전통 지지층인 노동자·서민 계층의 표심을 겨냥한 정치적 발언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프랑스에서는 전통적으로 난민과 이주민들에게 개방과 포용을 강조해온 정책에 대한 반발심리가 확대되고 있다. 이날 여론조사기업 입소스·소프라스테리아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프랑스에 너무 많은 외국인이 있다고 느낀다’고 응답한 비율이 63%에 달했다.
또 응답자의 66%는 이주민들이 프랑스에 동화되려고 노력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해 이민자와 난민들을 보는 프랑스인들의 시선이 그리 곱지만은 않다는 것을 보여줬다.
프랑스 의회는 난민·이주민 정책 방향에 대한 대토론을 이달 30일에는 하원에서, 내달 2일 상원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전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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