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청담 최원영 기자] 홍콩 소년의 꿈이 드디어 이뤄졌다.
경희대 알렉스(26세·센터/라이트·195㎝)는 16일 서울 청담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19~2020 한국배구연맹(KOVO) 남자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6순위로 대한항공의 지명을 받았다.
홍콩 국가대표 출신인 그는 초등학교 6학년 때 배구를 시작해 고등학생 때까지 센터로 뛰다 이후 라이트로 전향했다. 한국행은 김찬호 경희대 감독의 권유로 시작됐다. 지난 2013년 유니버시아드 대표팀을 이끌던 김찬호 감독이 홍콩 대표팀에서 활약하던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알렉스는 2015년 경희대에 입학해 팀 전력에 따라 센터와 라이트를 병행했다.
가장 큰 강점은 블로킹이다. 2016, 2017시즌 대학리그 블로킹 1위를 석권했고 지난 시즌에도 해당 부문 2위에 올랐다. 올해는 블로킹 1위(세트당 0.900개)를 다시 탈환했다. 대학리그 최고 센터로 손꼽혔다.
하지만 프로의 벽을 두드리는 건 쉽지 않았다. 지난해 특별귀화로 신인드래프트 참가를 추진했지만 대한민국배구협회 경기력향상위원회가 “무분별한 선례가 될 수 있어 조심스럽다”며 반대해 무산됐다. 일본리그가 다른 선택지로 떠올랐으나 알렉스는 한국 V리그에 대한 의지가 컸다. 올해 다행히 배구협회의 ‘우수 외국인 체육 분야 인재’로 선정돼 특별귀화를 신청하는 데 성공했다. 귀화가 완전히 승인된 것은 아니나 프로구단들의 실무위원회에서 동의를 얻어 드래프트에 참가했다. 긴 기다림 끝에 대한항공 선수가 됐다.
알렉스는 “이 자리에 오기까지 과정이 정말 쉽지 않았다. 마음이 많이 복잡했다. 그래도 드래프트에 참가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앞에 다른 선수들이 지명될 때까지도 아무 생각 없었는데 갑자기 긴장되더라. ‘알렉스’ 이름이 불리는 순간 ‘아 이제 됐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가족들이 5년간 항상 응원해주셨다. 진심으로 감동이고 감사했다. 오늘도 울 뻔 했는데 남자니까 참으려 했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귀화가 완료되면 정식으로 프로선수가 된다. 알렉스는 “팀에 들어가 최대한 빨리 적응해 내 실력을 보여드리고 싶다. 센터 선배들 각각의 장점을 다 배워 경기에 출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yeong@sportsworldi.com 사진=KOV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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