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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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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유니폼 입은 알렉스…박기원 감독 "귀화 리스크 안고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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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배구선수 알렉스(26·경희대)가 그토록 원하던 한국 프로배구 팀의 일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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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남자배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대한항공에 선택을 받은 알렉스(가운데). [사진 한국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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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와 센터 포지션이 가능한 알렉스는 16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19~20시즌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6순위로 대한항공 유니폼을 입게 됐다.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은 망설임없이 알렉스를 선택했다.

알렉스는 홍콩 국적의 배구 선수다. 고교 시절 아시안게임 등에 홍콩 대표로 출전했다. 그는 프로리그가 없는 홍콩을 떠나 2014년 경희대에 입학했다. 키 1m94.7㎝·체중 94.9㎏ 당당한 체격인 알렉스는 대학리그 정상급 미들 블로커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V리그에서 뛸 수는 없었다. 드래프트 규정상 한국 선수만 나올 수 있다. 그는 ‘5년 이상 국내 거주’ 조건을 채우지 못해 일반귀화 자격을 얻지 못했다. 졸업까지 미뤘으나 올해도 일반귀화 대상이 아니다. 그런데 대한배구협회가 그를 ‘우수 외국인 체육 분야 인재’ 대상자로 선정해 대한체육회에 특별귀화를 신청했다.

규정에 따르면 귀화가 완료되지 않은 선수도 드래프트에 나설 수 있다. 한국배구연맹은 지난 3일 실무위원회를 열어 알렉스의 드래프트 참가와 관련해 전 구단 동의를 받았다. 알렉스는 4일 드래프트 신청서를 제출했고, 1라운드에서 지명됐다.

알렉스가 프로구단의 지명을 받아도 100% 뛸 수 있는 게 아니다. 특별귀화가 불허될 수 있다. 체육회가 심사를 거쳐 법무부에 추천하면 알렉스의 특별귀화 승인 여부가 결정된다. 실제로 몇몇 구단은 이 점을 부담스러워 한다. 알렉스를 뽑아도 귀화 승인이 떨어지지 않으면 계약할 수 없다.

1라운드 6순위 선수는 입단금 1억2000만원, 연봉 4000만원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귀화 승인이 되어야만 지급받을 수 있다. 경희대에게 주는 지원금 지급도 귀화까지 미뤄진다. 귀화 승인 결과는 10월말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특별 귀화가 승인되지 않는다면 알렉스는 일반 귀화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그렇게 된다면 귀화하기 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귀화하더라도 알렉스에게 병역 의무는 없다. 병무청에 따르면 특별귀화이든 일반귀화이든 귀화한 성인 남자는 군복무를 하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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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19~2020 KOVO 남자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대한항공 지명을 받은 경희대 알렉스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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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원 감독은 "신인 드래프트에 나왔고, 귀화 가능성이 높다고 해서 뽑았다. 귀화가 안 될 수도 있는 리스크도 안고 있지만, 최고의 선택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우리 팀에는 라이트 공격수 임동혁이 있기 때문에 센터로 기용할 것"이라고 했다.

알렉스는 "지난 5년 동안 여기까지 오는 과정이 많이 복잡해서 힘들었다. 가족들이 많이 응원해줘서 참 고마웠다"면서 "최근에 센터 포지션을 주로 해서 센터에 더 마음이 간다. 한국 대표팀 경기를 자주 보는데 신영석(현대캐피탈) 선수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알렉스는 통역 없이 한국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했다. 그는 "5년 전에 한국에 왔을 때는 한국어를 하나도 몰랐다. 어학원을 다니면서 공부를 열심히 했다. 모르는 부분은 동료들에게 많이 물어봤는데 친절하게 도와줬다. 한국어 공부는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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