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의 집 [넷플릭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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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교수와 잃을 것 없는 8명의 전문가(이면서 범죄자)들이 모여 스페인 조폐국을 터는 계획을 세운다. 각 분야 베테랑들이 팀을 이뤄 도적질을 벌이는 이야기란 그닥 새로울 게 없지만, <종이의 집>은 뭔가 다르다. 범행에 가담한 이들이 지나치게 어벙하거나 인간적이라 별 것 아닌 일로 실수를 연발, 위기를 자초한다. 인질과 형사마저 짠하게 하는 이 도둑들의 ‘허당미’에 보는 이도 어느새 ‘스톡홀름 증후군’에 빠져들고....아 이 계획, 부디 성공했으면 좋겠다.
이런 사람에게 추천
'오션스' 시리즈류의 집단 도적질 스토리가 좋다
범인과 형사의 치열한 두뇌 싸움을 보고 싶다
이런 사람에겐 비추천
선과 악이 불분명한 이야기는 싫어
스페인 드라마 특유의 끈적함(?)이 영 안 맞아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는 범죄
범인들은 신원을 감추기 위해 스페인 화가 살바도르 달리의 가면을 쓴다. [사진 IM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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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핵심엔 ‘프로페서(교수)’로 불리는 기획자가 있다. 그는 스페인을 뒤흔들 범죄 계획을 세우고 공범자들을 모아 6개월간 철저히 훈련을 시킨다. 이 계획의 특징은 ‘누구에게도 손해를 입히지 않는다’는 것. 이들이 털려는 것은 은행이나 기업이 아니다. 돈을 찍어내는 국가 소유 조폐국에 들어가 기계를 돌려 직접 유로를 '만들어 갖겠다'는 거다. 크게 보면 세계 금융질서를 흐트러뜨리는 일이긴 하나, 추적이 불가능한 수십억 유로쯤 세상에 더 풀린다 해서 누군가에게 크게 손해를 줄 건 없다는 계산이다.
시즌1에서 이들은 계획 대로 67명의 인질들을 조폐국에 잡아 놓고 돈 찍기에 돌입한다. 여론을 자신들의 편으로 만들어야 범죄가 끝난 후에도 집요한 추적을 피할 수 있고, 이를 위해선 절대 인질이나 경찰에 해를 가하면 안 된다. 완벽한 시나리오를 숙지하고 조폐국 진입에 성공한 멤버들. 하지만 상황은 예상한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너무나 인간적인 도둑들
드라마의 나레이터이자 '문제아' 도쿄. [사진 IM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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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명의 멤버들은 서로를 도쿄, 헬싱키, 나이로비, 모스크바 등 도시 이름으로 부르고, 감정적으로 얽히거나 사랑에 빠져서는 안 된다는 지침을 전달받는다. 하지만 보란 듯 무시하고 마구 연애한다. 시청자들이 ‘왜 저렇게 말을 안 듣는 거야! 왜!’라고 가슴을 칠 정도. 도쿄와 리우는 아예 작전 시작 전부터 애정 행각을 벌이다 사랑 때문에 팀 전체를 자꾸 위기에 빠뜨리는 '민폐' 캐릭터다.
이렇게 의지력 제로에 정이 넘치는 범인들이 바로 이 드라마의 입덕 포인트. 시즌 1(13화)과 2(9화), 무려 22화에 걸쳐 진행되는 조폐국 습격사건은 놀랍게도 전혀 지루하지 않다. 도둑들 한 명 한 명의 사연이 드러나고, 주요 인질들의 개인 사정을 그리는 데도 상당 시간이 할애된다. 심지어 멤버 중 하나는 임신 중인 인질의 낙태를 막으려다 이내 사랑에 빠지고, 교수는 형사와 연애를 시작한다. 다들 왜 저래,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범죄자들을 지켜봐야 하는 것이 이 드라마를 보는 색다른 재미라면 재미다.
그들은 과연 행복해질까
이 드라마를 보면 "연애 좀 그만해!" 라고 외치고 싶어진다. [사진 IM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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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2로 조폐국 이야기는 깔끔하게 완결됐지만, 인기에 힘입어 올해 시즌3가 제작됐다. 살아남은 멤버들이 다시 모여 이번에는 스페인 중앙은행에 있는 금괴를 훔친다. 이번 작전은 체펠린 비행선으로 마드리드 상공에 1억 4000만 유로를 흩뿌리는 호쾌한 장면으로 시작한다.
순금 95톤을 훔치는 과정보다 이들이 어떻게 대중들의 마음을 움직여 자신들을 영웅으로 믿게 하는가를 지켜보는 게 더 흥미롭다. 교수는 잡혀간 멤버에 고문을 가하는 정부에 전쟁을 선포하며, 자신들을 '강도'가 아닌 '저항군'으로 이미지화한다. 이 과정에서 외교부와 정보부의 비밀 문서가 교수의 손에 들어가고 작전의 스케일은 마구 커진다.
넷플릭스 비영어권 드라마 중 가장 높은 조회수와 스트리밍수를 기록하고 있는 작품. 시즌4의 제작일정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시즌3의 인기에 비춰볼 때 내년 중 공개가 확실해 보인다.
제목 종이의 집(la casa de papel)
제작 알렉스 피나
출연 우르술라 코르베로, 알바로 모르테, 페드로 알론소 등
시즌 1(2017), 2(2018), 3(2019)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평점 IMDb 8.6 에디터 꿀잼
와칭(watc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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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칭(watchin')은 중앙일보 뉴스랩이 만든 리뷰 서비스입니다. 넷플릭스 리뷰 모아놓은 곳, 믿을 만한 영드·미드·영화 추천을 찾으신다면 watching.joins.com으로 오세요. 취향이 다른 에디터들의 리뷰를 읽고, 나만의 리뷰도 남겨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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