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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장기용 "과감하게 용기있게…저는 그런 20대 청춘"[인터뷰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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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세상 어디도 없을 것 같은 사람. TV에서 본 장기용(27)은 왠지 그랬다. 드라마에서나 볼 듯한, 지극히 극적인 캐릭터를 작정이나 한듯 거푸 연기했다. 더 재밌는 건 그들이 장기용이란 배우를 만나 꽤 그럴듯한 모습으로 살아 움직이곤 했다는 거다.

모델로 데뷔한 그가 '금요일에 만나요' 뮤직비디오에 출연하며 '아이유의 남자'로 불리기 시작한 게 2014년. 연기자로 출세작이 된 드라마 '고백부부'에선 기대고 싶은 국민 선배였고, '나의 아저씨'에선 (그리 달달한 눈빛을 보내던!) 아이유를 잡아먹지 못해 안달난 사채업자였다. 연쇄살인마의 아들로 태어나 경찰이 된 '이리와 안아줘'를 넘어 '킬잇'에선 수의사로 살아가는 살인청부업자를 연기했다. 화제속에 종영한 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의 박모건을 빼놓을 수 없다. 툭툭 던지는 말조차도 상대의 속을 들여다본 듯 사려깊던 연하의 남자친구라니. 푹 빠져 드라마를 보면서도 '저런 남자 세상에 없다'를 되뇌게 만든 게 바로 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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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스크린에서도 장기용을 본다. 그의 첫 영화 '나쁜 녀석들:더 무비'(감독 손용호)의 장기용도 여전하다. 나쁜 범죄자들이 더 흉악한 범죄자들을 잡는다는, 지극히 만화적 설정으로 마니아 팬들을 사로잡은 동명의 OCN 드라마가 원작인 이 작품에서 그는 팀의 막내 고유성 역을 맡았다. 경찰대 수석 출신 엘리트지만 과잉 수사로 인한 폭행치사 혐의로 5년형을 받은 죄수다. 원조 '나쁜 녀석들인' 오구탁(김상중), 박웅철(마동석), 신입 사기꾼인 곽노순(김아중)과 함께 탈주범들을 잡으러 나선다. 등장부터 죄수 패거리와 홀로 싸우며 독기 서린 눈으로 악을 쓴다.

"설레면서 떨려요. 시사회도 했는데 스크린 데뷔가 피부로는 실감이 안나요."

시사회의 긴장을 다 내려놓은 듯 싱긋 웃은 장기용은 극적인 센 캐릭터, 이른바 '센캐'에 끌린다고 고백했다. "저의 상상력으로 연기하는 재미가 있다"는 그는 '센캐'들도 이전과 다를수록 끌린다며 "처음 한 걸 똑같이 또 하는 건 설렘이 없다"고 했다. "이걸 내 스타일로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보신 분은 어떻게 반응하실까. 그걸 찾아가는 걸 즐거워한다"도 말했다.

"저는 원래 웃음도 많고 장난치는 것도 좋아해요. 해맑기도 하고(웃음) 말하는 것도 좋아하고. '센캐'와는 거리가 멀죠. 제가 연기로 표현하는 그런 게 평소엔 없어요. 그래서 캐릭터의 옷을 입고 표현했을 때 희열이 있어요. 그래서 더 재밌어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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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년, 쉼없이 달리며 성장을 거듭해 온 그는 "매순간 최선을 다하다보니까 기회가 오지 않았나 한다"고 했다. 담백하고도 단단한 답이었다. 장기용은 "좀 더 쉬고 일을 안했더라면, 좀 더 편한 걸 찾아다녔다면 더는 못 했을 것 같다"면서 "'이리와 안아줘' 때는 주연란 게 너무 떨렸지만 걱정해도 할거고 안해도 걱정할 것이기에 과감하게 용기있게 선택했다. 저는 그런 20대 청춘이다. 최대한 재미있게 즐기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지 않았다면 '나쁜 녀석들:더 무비'의 고유성도 못 했을 것 같단다.

"드라마부터 좋아했거든요.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하고 싶다는 생각이 팍 들었어요. 고유성이라는 캐릭터가 첫 등장부터 좋았어요. 피 묻히고 나서 뒤돌 때, 섹시하면서 좀비같은 느낌! 그 모습에 마음이 움직였어요. 신인이지만 신인같지 않게, 뻔뻔하게 대범하게 해 보자는 생각으로 했어요. 고유성 캐릭터답게 패기있게 촬영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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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돌아보면 고민도 상당했다. 사실, 시청자로서 좋아하는 시리즈에 새로운 캐릭터가 되어 합류한다는 건 기쁨보다 부담이 더 큰 일이었다. 장기용은 "제가 들어가서 '나쁜 녀석들'이 돼야 하는 거잖나. '나쁜 녀석들'로 보였으면 좋겠다는 게 첫번째였다. 그것만 해도 반은 성공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런 그에게 손용호 감독이 내내 강조한 건 고유성의 '독기' 그리고 또 '독기'였다. 강렬한 캐릭터를 즐겨 연기했지만, 이런 독하고 거친 느낌은 처음이었다. 장기용은 그 안에서도 강약을 조절하려 했다. 감이 안 잡히면 감독을 만나 묻고, 그래도 안되면 문자도 나눴다. 그 덕일까. 장기용은 홀로 관객의 시선을 받아내는 장면에서 퍽 흡인력이 있다. 모델 출신의 장점일까. 장기용은 "원샷 좋아합니다"며 장난스레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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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을 빼놓을 수 없다. 등장하는 대부분의 장면에서 그는 싸우고 달리고 몸을 던진다. 위험한 장면엔 스턴트 배우가 있었지만, 건물 사이를 뛰어넘는 등 액션 대부분은 직접 해냈다. 촬영 전 약 두 달을 액션스쿨에 다니며 연습을 거듭한 결과다. "몸을 잘 쓰는지는 모르겠다"면서도 "운동 신경은 좋은 것 같다"고 알쏭달쏭한 답을 내놓은 그는 기자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액션을 사랑한다"고 응수했다.

"건물에서 건물 사이로 뛰어내리는 장면은 달려서 착지하는 장면까지 한번에 다 보였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제가 했어요. 혼란스럽기는 했는데 무섭진 않더라거요. 10번 정도를 했어요…. '존 윅'의 키아누 리브스를 좋아해요. 섹시한 액션이랄까. 남성적이면서도 쾌감, 타격감이 있고 또 분위기가 있는 액션을 해보고 싶었어요."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있다. 있어야 하는 것이고 있으려고 노력한다", "찾아가는 걸 즐거워한다. 궁금증이 저의 작품 찾는 기준이 될 것"이라는 젊은 배우와의 이야기는 내내 즐거웠다. 그가 연기했던 캐릭터처럼, 극 속에만 살아 숨쉬는 것 같았던 장기용과의 거리감도 좁혀진 느낌이었다. 자신을 믿고, 또 설렘을 따라가는 스물일곱 장기용의 내일도 지금과 다르지 않으리라. 과감하게, 용기있게, 재미있게, 그리고 뻔뻔하게!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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