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양대규 기자] 애플이 새롭게 공개한 아이폰 11은 5G를 지원하지 않는다. 인텔의 모뎀 사업을 인수한 애플이 자사의 새로운 5G 모뎀 생산에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애플이 5G 모뎀 생산을 성공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또 다른 RF IC(집적회로) 기업을 인수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새롭게 공개된 애플의 아이폰 11에 5G 모뎀이 장착되지 않았다. 퀄컴이나 화웨이의 5G 모뎀은 물론, 자사의 모뎀도 장착하지 않은 것이다. 업계는 아직 5G 통신 서비스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에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애플이 인텔의 모뎀 사업을 인수한 뒤, 5G 모뎀 개발이 아직 성공적으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아이폰 11에는 해당 기술이 탑재되지 않았다고 분석한다.
앞서 애플이 인텔의 모뎀 사업을 인수하기 위한 계약을 발표한 이후, 그 거래의 이유와 장단점에 대한 많은 분석이 있었다. 전문가들은 이에 애플이 뒤처진 인텔의 모뎀 기술을 바탕으로 경쟁력 있는 5G 모뎀을 개발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모뎀은 3GPP가 개발한 무선 표준을 바탕으로 개발된다. 3GPP는 회원들의 수많은 제안 가운데 가장 적합한 기술을 표준으로 채택한다. 최근의 표준은 '5G'가 중심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모뎀 리더가 되고 싶다면, 표준화의 리더가 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애플의 아이폰 11(사진=애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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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인텔 모뎀 기술' 메이저 회사보다 2년 늦어
지난 6일 탄트라 애널리스트의 설립자 겸 회장인 프라카시 상암은 EE타임즈를 통해 "표준 리더십은 기업들이 표준에 기술을 통합할 수 있게 해주며, 이를 통해 기업은 그 기술을 생산하기 위한 경쟁에서 상당한 유리한 출발을 하게 된다"며, "이런 리더십은 모뎀 역량뿐만 아니라 대규모의 지속적인 투자로 수년간 구축된 엔드투엔드 시스템 전문지식을 필요로 한다. 또한 아이디어, 의도, 목표 및 포부를 공개 공유함으로써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다른 3GPP 구성원들과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암은 "애플은 비밀에 대한 열망으로 유명하다. 그것의 선도적인 기술들은 대부분 자체 생태계 내에서 작동하는 독점 기술"이라며, "모뎀 리더가 되기 위해서, 애플은 기술 개발에 대한 접근법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텔의 모뎀 기술은 시장 선도업체들에 비해 성능이 일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인텔의 모뎀 사업부를 인수한 애플은 5G에서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애플의 모뎀 기술이 퀄컴, 삼성, 화웨이, 미디어텍 등 경쟁사보다 최소 2년 이상 뒤처져 있다고 지적한다.
상암은 "기술은 빠른 속도로 변화한다"며, "다른 시장 진출 비용을 제외하고 단지 개발을 위해 매년 10억 달러 이상의 상당한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0억 달러 이상의 돈을 투자하면 애플의 모뎀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지만, 투자자들의 입장에서 투자의 결과가 빨리 보여지지 않는다면 애플의 모뎀 개발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특히 애플은 수천 명의 모뎀 엔지니어들로 이루어진 팀을 보유하고 있지만, 모뎀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몇 배 더 큰 규모의 팀을 가진 퀄컴 등의 회사들과 경쟁을 해야 한다는 불리함이 있다.
(사진=애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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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AP와 5G 모뎀 통합 복잡해
최근 스마트폰 업계는 5G의 도입과 함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모뎀을 결합한 SoC(시스템온칩) 제품군을 생산하고 있는 추세다. 모뎀을 소유하는 것의 가장 큰 장점은 모뎀을 SoC로 통합하고, 그것의 전력, 성능 및 크기 이점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퀄컴과 같은 제3자 모뎀을 사용하는 것보다 더욱 유리하다. 업계는 애플이 조만간 Arm 아키텍처 기반의 인텔 4G 모뎀을 A 시리즈 AP에 통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4G가 아닌 5G 모뎀을 통합하는 것은 훨씬 더 복잡한 상황이라고 지적한다. 애플은 퀄컴과 다년 모뎀 계약을 체결했다. 애플이 4G LTE 모뎀을 조기에 통합하려면 퀄컴이 X50과 비슷한 5G 전용 모뎀을 제공하는 데 의존해야 한다. 최근 퀄컴은 멀티모드(4G+5G) 모뎀을 만들고 있어, 애플은 5G 모뎀을 직접 만들 때까지 계산이 복잡해진 상황이다. 퀄컴과의 계약이 5G 전용 모뎀 공급을 보장하는지 여부는 명확하지 않다.
또한 애플의 AP와 모뎀 기술의 개발 수준의 차이가 문제가 될 수도 있다. 모뎀과 통합을 위해 애플의 AP 로드맵과 5G 모뎀 등과 일치하는 추가적인 복잡성이 생긴다는 것이다. 이는 애플이 직접 통제할 수 있는 AP가 아닌, 3GPP의 표준 개발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애플의 로드맵 계획 과정에 큰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2016년부터 3GPP의 5G의 타임라인이 가속화되기도 했다. 이런 갑작스러운 변화는 애플의 전반적인 제품 계획에 매우 지장을 줄 가능성이 크다.
또한 밀리미터파(mmWave) 대역의 5G가 등장하면서 모뎀은 RF(무선주파수)와 함께 개발되는 추세다. 대규모의 MIMO, 빔포밍, 조향, RF 송신 전력 관리 등 다양한 기능들이 5G에서는 중요하게 다뤄지기 때문에 모뎀과 무선 안테나 시스템의 통합 설계 없이는 경쟁력이 낮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반면 애플은 인텔의 모뎀 사업부를 인수하며, 모뎀의 베이스밴드나 디지털 부품에 대한 기술과 제품을 제공받았을 뿐 RF는 제공받지 못했다. 코보, 브로드컴, 스카이웍스와 같은 RF 기업의 기술을 제공받은 애플은 이제 타사 mmWave RF와 모뎀을 통합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이에 일부 전문가들은 애플이 RF 회사를 인수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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