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이런 선수 없죠.”
프로야구 NC는 올 시즌 숱한 난제를 마주했다. 2019시즌 개막 전부터 나성범, 박민우, 박석민 등 핵심 선수들이 줄부상을 당했고 시즌 중엔 모창민, 양의지마저 이탈했다. 새로운 자원들로 가득 메운 마운드와 달리 타선의 공백은 쉽게 가려지지 않았다. 유망주들까지 조기에 불러 시험했으나 신통치 않았다. 결국 외인 타자 교체 카드까지 꺼내들었고 트레이드로 이명기를 품었다.
이명기는 천군만마다. 나성범과의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지금 NC에 가장 필요한 존재는 이명기다. 이동욱 NC 감독은 이명기를 품은 직후부터 작전의 다양성을 언급했다. 어린 선수들과 달리 이명기의 경험을 활용한 전략을 추가로 세울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도루나 득점 등 클래식 지표로 연결되진 않아도 이명기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가장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이 감독의 계산대로 이명기는 박민우와 함께 맛있는 밥상을 차리고 있다. 박민우가 출루하고 이명기가 불러들이는 득점 루트도 생겼다.
외인 타자 제이크 스몰린스키의 부진도 이명기의 가치를 높인다. NC는 올해 외인 타자 복이 없다. 크리스티안 베탄코트가 조기에 짐을 쌌고 7월 초 팀에 합류한 스몰린스키마저 여전히 기대 이하다. 기본적으로 외인 타자가 해줘야 할 역할은 타격인데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다. 따지고 보면 스몰린스키의 몫을 이명기가 하고 있다. 스몰린스키의 시즌 타율은 0.219, 이명기 타율은 0.290이다. 스몰린스키가 양쪽 코너 외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면 이명기는 주루와 타격으로 기대 이상으로 활약하고 있다.
시즌 막바지 5위 싸움에서도 이명기는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양의지, 박석민 등 한 방이 있는 타자들은 상대 팀의 집중 견제 대상이다. 공인구 여파로 장타가 줄어들었어도 쉽게 지나칠 수 없는 강타자들이다. 리그 최고 리드오프 박민우도 빠른 발 때문에 상대 투수들이 좋은 공을 주지 않는다. 그렇다면 상대적으로 견제가 덜한 이명기가 활로를 뚫을 확률이 높다. 주자가 나가 있으면 아무리 강타자여도 승부를 피할 수 없다. 이명기의 활약이 상대 신경을 긁어낼 수 있는 키다.
트레이드 성패는 단기간에 판단할 수 없다. 애초에 NC는 현재를 봤고 KIA는 미래를 원했다. 다만 NC는 지금 이명기가 있기에 5위 싸움을 할 수 있다. 이명기는 천군만마가 맞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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