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명절마다 기시감을 지우기 힘들었던 가족·관찰 예능은 이제 그만. 올 추석엔 방송사별 강점을 살린 추석 파일럿 프로그램들이 출격을 앞두고 있어 기대가 모인다. 범람하는 가족·관찰 예능 속에서 타 방송사의 ‘잘된 걸 따라하기 식’이 아닌, 우리의 장점을 십분 활용한 포맷으로 차별화를 꾀한 모양새다.
먼저 SBS는 예능, 시사 프로그램의 흥행 일등공신인 ‘백종원의 골목식당’ 백종원, ‘그것이 알고싶다’ 김상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13일 오후 8시 40분에 방송되는 파일럿 예능 ‘맛남의 광장’은 백종원이 지역의 특산품을 이용해 기존에 맛볼 수 없었던 신메뉴를 개발, 휴게소, 철도역, 공항 등에서 교통 이용객들에게 선보이는 내용을 그린 프로그램이다. 방송계 흥행보증수표로 자리잡은 백종원을 통해 수요일 심야 예능 동시간대 시청률 1위는 물론 매회 높은 화제성까지 기록 중인 ‘골목식당’의 인기를 다시 한번 되살리겠단 포부다. 백종원과 함께 ‘골목식당’ ‘3대천왕’ ‘푸드트럭’에서 호흡을 맞춰온 이관원 PD가 연출을 맡았다.
14일, 15일 밤에는 ‘신동엽 VS 김상중-술이 더 해로운가, 담배가 더 해로운가’가 준비되어 있다. ‘그것이 알고싶다’ 김상중과 ‘미운 우리 새끼’ 신동엽이 MC로 나서 ‘술과 담배’를 놓고 펼치는 팽팽한 논쟁을 펼친다. SBS측은 “한가위다 보니 가족과 함께 웃음과 감동을 드릴 수 있는 콘셉트로 파일럿을 준비했다. SBS 대표 프로그램들에서 활약하고 있는 출연진을 통해, 기존에 갖고 있던 SBS 강점의 확장을 시도했다”고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를 당부했다.
tvN은 ‘프로듀스101’ ‘쇼미더머니’ 등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강점을 살렸다. 이번엔 현역 걸그룹 멤버들을 상대로 한 보컬 서바이벌. 13~15일 오후 6시 방송되는 ‘V-1’은 MC 강호동의 진행 아래 구구단 나영, 에이프릴 진솔, 우주소녀 연정, 위키미키 지수연·최유정 등 본선진출 12인이 펼치는 팽팽한 보컬 서바이벌 대전이다. 최근 CJENM이 ‘프로듀스X101’로 제기된 투표 조작 논란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V-1’에 대한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게 사실이지만 정면돌파로 앞선 의혹들을 씻어내겠단 의지가 엿보인다.
‘수미네 반찬’ 김수미도 또 다른 음식 예능으로 돌아온다. 12일 오후 7시부터 새롭게 선보이는 ‘아이앰 김치’는 외국인 가정의 밥상에 김치가 올라가며 펼쳐지는 다채로운 음식과 이에 얽힌 휴먼 스토리를 담는다. 무엇보다 제작진은 김수미에 대한 강한 신뢰를 바탕으로 ‘아이앰 김치’를 만들게 됐다고 전했다. ‘아이앰 김치’를 연출한 신상호PD는 “‘김수미 선생님이 ‘수미네 반찬’에서 보여주신 엄마 손맛은 이미 시청자분들께 익히 알려져 있다. 외국인들이 경험할 한국의 김치 역시 김수미 선생님이 담그시면 특별한 의미가 될 것이라 생각해 모시게 됐다”고 애정을 전했다.
JTBC는 원초적인 토크 예능 두 가지로 승부를 건다.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명절인만큼, 참신한 시도도 좋지만 기본으로 돌아가 모든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토크쇼를 선보이겠단 계획이다. 우선 12일 밤 11시 방송될 ‘괴팍한 5형제’는 서장훈, 박준형, 김종국 등 형님라인에 예능치트키 주우재, 엑소 백현 등 막내라인이 더해진 2050세대 5명 출연자가 모여 생활 속 평범하고 다양한 주제에 대해 논쟁하는 토크 프로그램. ‘아는형님’의 유기환PD가 연출을 담당했다.
15일 밤 8시40분 방송되는 ‘GOSTOP(고스톱)’은 혼자서는 해결 할 수 없는 고민을 익명으로 공개하고, 여러 사람의 경험담과 의견을 통해 해답을 함께 찾아가는 토크 프로그램으로 하하, 장윤주, 유세윤, 스윙스, 김원중 등 MC군단과 100여명 방청객은 연애, 결혼, 일, 사회생활 등 고민에 얽힌 의견을 나누며 함께 정답을 찾아나간다. ‘냉장고를 부탁해’와 ‘요즘애들’을 연출한 이창우PD가 공개를 앞두고 있다.
공영방송 KBS는, 추석 파일럿 예능 공세 속 한국역사의 아픔을 고찰하며 잔잔한 울림을 전할 뜻깊은 특집극을 준비했다. 오는 11일과 12일 오후 10시에 방송되는 2부작 추석 특집극 ‘생일편지’는 첫사랑에게서 생일 편지를 받은 후, 1945년 히로시마의 기억 속으로 들어간 노인 김무길의 이야기. 일제강점기 말미부터 한국전쟁까지 한국 근대사 속에 있던 할머니,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통해 그 시대를 살아온 이들에겐 공감과 위로를, 젊은 세대에겐 감동과 여운을 남길 것으로 기대된다.
문보현 KBS 드라마센터장은 “시장논리 때문에 드라마의 다양성이 줄어들고 있다. 수익이 나지 않는 드라마는 취급을 받지 못하는게 현실”이라고 진단하며 “그 가운데서도 KBS는 2015년엔 위안부 소재 드라마 ‘눈길’을, 지난해엔 실향민 소재의 ‘옥란면옥’을 제작하며 꾸준히 진정성 있고 의미 있는 특집극, 단막극을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게 진정한 공영성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올해에도 그 맥을 이어 ‘생일편지’를 기획하게 됐다. 시장은 어려워도 이런 드라마를 제작하는게 KBS가 타방송사와 차별화해서 힘들지만, 안고 가야 할 부분 아닐까 싶다”고 ‘생일편지’ 기획의도와 공영방송의 방향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웃음과 의미를 다 잡을 예능도 준비했다. 12일 밤 9시40분 방송될 KBS1 추석 특집 예능 ‘즐거운 챔피언’은 연예인들이 장애인 스포츠를 통해 전국 대회 챔피언에 도전하는 과정을 그린 프로그램이다. 가수 채연, 신수지, 모델 한현민, 크리에이터 말왕 등 4인이 장애인 스포츠 전국 대회에서 볼링과 휠체어 럭비 챔피언에 도전하는 모습을 담는다. ‘장애인 체육’에 대한 인식확대와 이들의 도전 과정이 잔잔한 여운을 남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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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각 방송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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