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9 (일)

‘고공 폭격기’ 김신욱, 시간이 부족했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벤투호,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투르크전 2-0

나상호, 정우영 골로 H조 첫 경기 무난한 출발

밀집수비 뚫을 김신욱 늦게 투입돼도 위력적



한겨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국 축구가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향해 힘차게 첫걸음을 내디뎠다. 하지만 상대 밀집수비를 효과적으로 뚫지 못했다. ‘고공 폭격기’ 김신욱이 후반 막판 투입돼 위력을 선보였으나 시간이 부족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10일 밤(한국시각) 투르크메니스탄 아시가바트의 코페트다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1차전 투르크메니스탄과의 경기에서 전반 13분 나상호의 선제골과 후반 37분 정우영의 쐐기골로 2-0 승리를 거뒀다.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을 향한 태극호의 여정이 순조롭게 출발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7위인 한국은 132위인 투르크메니스탄을 맞아 쉽지 않은 경기를 펼쳤다. 상대 선수 10명이 수비에 가담하는 극단적인 밀집수비에 좀처럼 활로를 뚫지 못했다. 하지만 나상호와 정우영의 골폭죽으로 기분좋게 경기장을 떠날 수 있었다. 지난해 8월 벤투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11승 6무 1패를 달렸고, 투르크메니스탄과 상대 전적에서는 3승 1패.

벤투 감독은 최전방에 황의조를 배치하고 2선에 손흥민과 황인범, 이재성, 나상호를 세운 공격적인 전술로 나섰다. 수비에는 김진수와 김영권, 김민재, 이용이 포백으로 자리를 잡았고, 정우영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공수의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 골키퍼는 김승규.

초반부터 측면의 손흥민과 나상호를 활용한 침투로 상대를 흔들고, 가운데 황의조를 목표로 한 공격 연결작업이 이어졌다. 투르크메니스탄은 극단적인 수비전형으로 거의 10명의 선수가 자기 진영에서 버텼다. 이용의 정밀한 크로스를 중심으로 득점로를 여는 작업들은 상대의 벽을 쉽게 뚫지 못했다. 황의조가 골키퍼와 맞서는 두 차례 상황을 연출했지만 슈팅은 골대를 벗어나거나 골키퍼의 벽에 막혔다.

돌파구를 연 것은 벤투 감독의 신임을 받고 있는 나상호. 나상호는 전반 13분 오른쪽 측면의 이용이 낮고 빠르게 올린 크로스가 골지역 정면의 상대 수비를 맞고 살짝 흘러나오자 그대로 차 넣어 골망을 흔들었다. 나상호의 8경기 만의 A매치 데뷔골.

한국은 이후 좀더 여유를 갖고 공을 돌리면서 빈틈을 노렸다. 하지만 상대가 워낙 조밀조밀하게 길목을 가로막고 있어 결정적인 기회를 연출하지 못했다. 간간히 상대의 역습에 허겁지겁 수비 대형을 갖춰야 했다.

후반 들어서도 답답한 흐름이 이어졌다. 점유율에서는 앞섰지만 상대를 허무러뜨릴 수 있는 킬 패스는 나오지 않았다. 너무 단조로운 공 연결은 전혀 상대에게 위협이 되지 않았다. 후반 중반이 넘어가면서 1골 차 우세의 불안함은 커졌다. 벤투 감독도 더 이상은 안 되겠다고 판단했는지, 후반 36분 김신욱 카드를 꺼내들었다.

김신욱이 들어간 순간 정우영의 멋진 프리킥골도 터져 나왔다. 정우영은 손흥민이 아크 부근에서 얻어낸 프리킥 기회를 정밀한 오른발 슛으로 수비벽을 넘어 골망 윗 부분에 꽂았다. 승기를 굳힌 한국은 김신욱의 가세로 좀더 변화를 줄 수 있었다.

김신욱의 존재만으로 상대방은 부담이 커졌고, 그의 머리를 향한 크로스가 정확하게 연결되지 않더라도 주변의 동료들이 좀더 편안하게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손흥민의 막판 오른발 슛도 이런 변화된 환경에서 나왔다. 김신욱은 추가시간 종료시점에는 이용이 올린 공을 골라인 선상에서 머리로 받았으나 골키퍼에 대한 반칙으로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좀더 시간이 있었더라면 결과가 달랐을 수도 있었다.

이날 선제골을 넣은 나상호는 경기 뒤 “골을 빨리 넣기 위해 모두가 노력했다. 첫골을 넣고 흐름을 이어가려 했으나 잘 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다음달 10일 스리랑카 홈 2차전에 이어 15일 평양 원정 3차전을 벌인다. 아시아 2차 예선은 8개 조 40개 나라가 내년 6월까지 홈앤드어웨이를 벌인 뒤 각 조 1위와 2위 팀 가운데 성적이 좋은 4개 팀이 최종예선에 진출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동영상 뉴스 ‘영상+’]
[▶한겨레 정기구독] [▶[생방송] 한겨레 라이브]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