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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고령사회로 접어든 대한민국

"초저물가, 고령화와 가계부채 등이 구조적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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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통계청 관계자가 지난 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에서 '8월 소비자 물가 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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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최근 소비자물가가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초저물가 현상이 지속된 원인으로 고령화와 가계부채 증가, 소비채널의 둔화 등이 구조적인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7일 우리금융경영연구소의 '디플레이션 발생 가능성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경기 부진과 유가 하락, 복지정책 확대 등의 영향으로 1%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는 올해 들어 소비자물가는 1~8월 중 0.5% 상승하는데 그쳤으며, 하반기에도 이러한 흐름이 지속돼 연간 물가 상승률이 0.7% 내외에 그칠 것으로 봤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연 1%를 하회한 것은 1999년, 2015년에 이어 세번째다.


국내 경기가 부진한 데다 국제 유가 하락, 복지정책 확대 등으로 공급 측 물가 압력도 낮아진 것이 최근 저물가의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저물가의 원인으로는 고령화와 가계부채 증가, 소비채널의 변화 등 구조적인 변화들이 중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추고 있다는 지적이다.


인구 고령화로 고령 인구가 증가하면서 생산성 저하로 경제성장이 낮아지고 수요가 둔화돼 저물가를 유발한다는 것이다. 고령 인구는 생산가능 인구에 비해 소비성향이 낮아,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민간소비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


빠른 고령화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됨에 따라 예비적 저축을 늘리거나, 현재 임금 수준보다는 미래의 안정적인 소득 흐름을 선호하는 행태들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도 소비를 둔화시키고, 실질임금 상승을 제한한다.


한국은행은 생산가능인구 비중이 연평균 0.5%포인트(p)씩 하락할 경우 장기 인플레이 션이 연간 0.01~0.03%p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다.


가계부채 증가에 따른 원리금 상환부담이 수요를 둔화시 키고, 물가 상승을 억제하고 있다고도 했다. 가계부채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소비여력이 줄어드는 가운데, 저성장과 저물가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가계의 소득창출 능력이 약화되고, 실질적인 부채 상환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온라인 거래와 해외 직구 증가 등 소비채널의 변화도 공산품을 중심으로 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2015년과 2018년 사이 온라인 거래가 110% 증가하고 전체 소매판매에서 차 지하는 비중도 24%로 높아지는 과정에서 근원물가가 0.2%p 이상 하락한 것 으로 추정된다.


이밖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과잉 생산, 경쟁 심화, 기술 혁신도 공급 측면에서 저물가의 배경을 제공한다.


보고서는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저물가가 지속됨에 따라 일본과 같은 디플레이션 발생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나,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은 1990년대 일본과 차이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고령화 속도와 디플레갭의 존재 등 과거 일본과 유사한 구조적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어 속단하기는 이르며 향후 지속적인 점검과 필요시 선제적 대응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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