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8회 서울안보대화'에서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국방부 제공) 2019.9.5/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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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개막한 '서울안보대화'(SDD)에서 한국과 일본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두고 공개 설전을 벌였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유엔군 사령관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의 현직 국방부 장·차관과 일본 전 방위상 사이에 강제징용과 경제보복, 지소미아 종료 결정 등 한일 갈등을 주제로 한 논쟁이 오가면서 미묘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정경두 국방장관 "한반도 주변서 안보갈등 조장 움직임 우려"
정경두 국방부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서울안보대회 개회사에서 동북아시아를 포함한 국제 안보 질서와 관련해 "자국 이익을 우선적으로 추구하기 위한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심화되고 있다"며 "최근 한반도 주변에서는 이웃 국가와 안보갈등을 조장해 자국의 이익을 추구하려는 우려스러운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군용기로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및 독도 영공을 침범한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 도발과 함께 안보상 이유로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전략물자 수출 우대국)에서 제외한 일본 정부를 겨냥한 발언이란 평가가 나왔다.
◇모리모토 前방위상 "北위협 속 지소미아 종료 유감스럽고 실망"
일본 측에선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한 유감 표명으로 맞불을 놨다. 일본 방위상을 역임한 모리모토 사토시 다쿠쇼쿠대 총장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국제공조'를 주제로 열린 본회의 1세션에서 "2016년 11월에 체결된 지소미아로 당시 일본과 한국의 양자관계가 개선됐을뿐 아니라 일미한 3자간 정보공유가 원활해졌다"며 "최근 한국 정부에서 지소미아를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은 유감스럽고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아직도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북한이 여전히 위협과 도발을 하는 가운데 이런 결정이 내려졌다"며 거듭 유감을 표했다. 모리모토 총장은 특히 "(지소미아 종료는) 일본의 대한(對韓) 경제 관련 조치, 무역 관련 조치 때문인 것으로 해석되지만 지소미아 연장 문제와 한일간 교역문제는 별개"라며 "미국과 한국, 일본의 삼각관계에 있어서 심각한 변화가 일어날 걸로 예상해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미일 안보협력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부각해 지소미아 불연장 결정을 비판한 것이다.
◇박재민 국방차관 "한국 믿지 못하는 나라와 민감한 정보교류 못해"
박재민 국방부 차관은 이어진 발언에서 모리모토 총장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박 차관은 대법원의 강제징용 개인 배상 판결에 따른 한일 갈등을 거론한 뒤 "일본 정부에서 안보상 이유로 일부 수출을 규제하는 결정을 했다"며 "많은 검토 끝에 안보에 대해서 한국을 믿지 못하고 그런 결정을 내린 나라와 민감한 군사정보교류를 할 수 있냐는 판단에서 지소미아를 종료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차관은 "한국과 일본은 굉장히 가깝고 경제적으로, 안보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가지면서 발전해오고 있는 가까운 이웃"이라며 "과거에 대한 배상이 문제인데 한국 정부는 지속적으로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에도 강제징용으로 인한 개인적 피해보상은 별도의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해왔다"고 강조했다.
박 차관은 그러면서 "(지소미아) 종료는 (일본에) 통보된 상태지만 (협정 종료 시한인) 11월까지 끝난 상황은 아니"라며 "무역규제에 대한 조치를 재검토해서 철회하면 정부도 긍정적으로 재검토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고, 대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문정인 특보 "지소미아 예민한 사안, 한일 갈등의 장 안돼" 중재
한일 전·현직 국방 고위 당국자의 언쟁이 불거지자 토론회 진행을 맡은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중재에 나섰다. 문 특보는 "지소미아는 예민한 사안이다. 이번 세션이 한일 갈등의 장이 되길 원하지 않는다"며 분위기를 다잡았다.
한편, 서울안보대화는 국방부가 개최하는 국방차관급 연례 다자안보협의체로 '함께 만드는 평화:도전과 비전'을 주제로 오는 6일까지 이어진다. 모두 4개 본회의와 3개 특별세션에 50여개 국가와 5개 국제기구의 국방관리와 전문가들이 참가한다.
미국에선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이 첫 참석했고, 몰디브에서 열린 '인도양 콘퍼런스(IOC)' 참석차 불참한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를 대신해 로버트 랩슨 주한대사관 부대사가 자리를 함께 했다. 일본에선 요시노 고지 방위성 국제정책과장, 중국은 피밍용 군사과학원 부원장(소장), 러시아는 알렉산더 노비코프 국방부 국제군사협력과장이 각각 참석했다.
오상헌 , 최태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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