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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제24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균형의 藝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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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 1회전 제5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퉁멍청 七단 / 黑 박정환 九단

조선일보

〈제11보〉(127~137)=고수들이 심오한 수읽기로 균형을 맞춰가는 과정은 우아한 예술품을 감상할 때 못지않게 감동적이다. 한쪽이 치명타를 맞아 곧 무너질 것 같다가도 저울 추(錘)는 탄력 좋은 용수철처럼 원점으로 회귀한다. 상변 백진이 흑의 영토로 바뀐 대신 백은 중원을 평정했다. △가 놓이니 사방이 백 천지다. 광활한 설원(雪原) 어디쯤 경계선이 쳐질까.

132까지 다시 묵계(默契)가 이뤄졌다. 흑은 백의 중앙 발언권을 인정하는 대가로 백 4점을 삼키며 상변 영토를 넓혔다. 130은 흑 '가'의 장문을 의식한 수. 그러나 131이 놓이자 참고 1도의 맛(한 수 늦은 패)이 발생, 133이 불가피했다.

여기서 134란 치명적 실착이 나왔다. 선수로 봉쇄한다는 뜻인데 135가 예리했다. 134로는 135에 두어 응수를 물을 곳. 참고 2도 2, 4면 5 이후 A, B를 맞봐 흑의 파탄이다. 참고 3도 2가 최강의 저항이지만 외곽을 싸발라 실전보다 월등하다. 백의 허술한 좌변 울타리가 훗날 이 판의 운명을 결정한다.

조선일보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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