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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브렉시트' 영국의 EU 탈퇴

英 브렉시트전 조기총선?…"존슨 총리, 총선 동의안 검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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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등 보도…존슨, 예정 없던 각료회의·평의원과 회동도

블레어 전 총리 패배 가능성 경고에도 코빈 역시 "조기총선 개최해야"

연합뉴스

영국 브렉시트 논란, 조기 총선 개최할까 (PG)
[정연주 제작] 일러스트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의 조기 총선 개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테리사 메이 총리 재임 시절인 2017년 한 차례 조기 총선을 실시했던 영국의 다음 선거는 2022년에 열릴 예정이다.

그러나 브렉시트(Brexit)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야당은 물론 집권 보수당에서도 전략적으로 조기 총선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공영 BBC 방송은 하원의원들이 이번 주 의회에서 '노 딜' 브렉시트를 가로막으려는 입법에 성공한다면 존슨 총리가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BBC는 다만 이같은 결정이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며, 빠르면 오는 4일 내려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특히 존슨 총리가 이날 오후 예정에 없던 각료회의를 소집한 데 이어 보수당 평의원들을 총리관저로 초대하면서 이같은 관측을 키우고 있다.

여름 휴회기를 마치고 오는 3일 하원이 다시 열리면 야당과 보수당 내 일부 의원들은 정부의 '노 딜'(no deal) 브렉시트 추진을 가로막고, 브렉시트를 추가 연기하도록 하는 내용의 입법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영국 '고정임기 의회법'(Fixed-term Parliaments Act 2011)에 따르면 조기 총선은 두 가지 조건 중 하나를 충족시켜야 한다.

우선 하원 전체 의석(650석)의 3분의 2 이상의 의원이 존슨 총리가 내놓은 조기 총선 동의안에 찬성하는 경우가 있다.

제1야당인 노동당이 내놓은 정부 불신임안이 하원을 통과하고, 다시 14일 이내에 새로운 정부에 대한 신임안이 하원에서 의결되지 못하는 경우에도 조기 총선이 열리게 된다.

조기 총선 개최가 확정되면 존슨 총리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게 총선일을 권고하게 된다.

BBC는 만약 오는 6일 의회가 해산된다면 산술적으로는 빠르면 오는 10월 11일 총선이 열릴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통상 선거가 목요일에 열리는 점을 감안하면 그 다음주 목요일인 17일에 열릴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대중지 더선은 만약 의회가 존슨 총리의 '노 딜' 브렉시트 계획을 좌절시킨다면 존슨 총리가 5주 내에 조기 총선을 개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존슨 총리가 10월 31일 브렉시트를 우선 단행한 뒤 11월 초에 총선을 여는 방안을 추진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의회가 '노 딜' 브렉시트를 가로막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베팅업체인 레드브룩스는 10월 총선 가능성을 가장 높게 보고 있으며, 연내 총선이 열릴 확률을 75%로 책정했다.

로이터 통신은 그러나 총리실 대변인이 조기 총선 개최와 관련해 "총리가 여러 차례 이에 대해 질문을 받았지만 그는 항상 총선을 원하지 않는다고 답해왔다"고 밝힌 것으로 전했다.

영국은 지난 2014년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주민투표, 2015년 총선에 이어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2017년 조기 총선 등 최근 수년간 예정에 없던 여러 차례의 투표를 거쳐야 했다.

노동당 원로인 토니 블레어 전 총리는 이날 노동당이 존슨 총리의 조기 총선이라는 '덫'에 걸리지 않을 것을 당부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블레어 전 총리는 이날 한 연설에서 "'노 딜'(no deal) 브렉시트 그 자체는 실패할 수 있다는 것을 보리스 존슨도 안다. 그러나 존슨이 이를 총선에서의 코빈 문제와 엮는다면 성공할 수도 있다. '노 딜'에 반대하는 이들 중 일부는 코빈이 정권을 잡는 것을 더 두려워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코빈 대표의 지지율을 보면 노동당이 총선에서 이기지 못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따라서 브렉시트(Brexit) 문제가 해결되기 전에 열리는 조기 총선은 노동당에는 '덫'(trap)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블레어 전 총리는 정부가 새로운 총선을 시도한다면 노동당은 이에 반대표를 던져야 하며, 대신 브렉시트 제2 국민투표를 통해 국민의 뜻을 묻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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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AP=연합뉴스]



'노 딜' 브렉시트 반대론자로 메이 총리 내각에서 법무장관을 맡았던 데이비드 고크 의원 역시 "솔직히 말해 그들(정부)의 전략은 이번주에 (야당) 입법안에서 패배한 뒤 조기 총선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같은 블레어 전 총리의 조언에도 불구하고 코빈 노동당 대표는 조기 총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계속 유지했다.

코빈 대표는 이날 잉글랜드 북부 솔포드에서 행한 연설에서 "정부가 의회에서 과반을 확보하지 못했을 때 해결책은 민주주의를 약화시키는 것이 아니다. 국민이 선택하도록 총선을 요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선출되지 않은 총리가 아니라 국민들이어야 한다"면서 "총선은 두 개의 매우 다른 방향에 관한 선택권을 국민에게 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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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러미 코빈 영국 노동당 대표 [AFP=연합뉴스]



로이터 통신은 조기 총선이 존슨 총리 하에 브렉시트 지지 정부를 탄생시키거나, 코빈 대표가 이끄는 노동당 정부의 출범, 누가 승리하더라도 과반의석에 못 미쳐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없는 이른바 '헝 의회'(Hung Paliament) 등 세 가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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