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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제24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충격의 3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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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 1회전 제5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퉁멍청 七단 / 黑 박정환 九단

조선일보

〈제8보〉(94~100)=지난날 이창호의 무적 신화를 이끈 요체는 '묘수'도, 수읽기도 아닌 '신중함'이었다. 아무리 뻔한 장면에서도 그는 곧바로 착점하지 않았다. 몇 번을 확인하고 두는데 실수가 나올 리 없다. 희대의 천재가 실수마저 비켜가니 항상 이기는 게 당연했다. 확실한 승리의 길이 보이면 그는 지체 없이 철군(撤軍)했다. 그는 '이기는 방법'에 도가 튼 승부사였다.

퉁멍청은 내친 김에 94로 또 한 번 밀어갔다. 7분을 생각한 수였다. 박정환이 95로 받는 데 걸린 시간은 3초. 부분적으론 이렇게 두고 싶은 자리지만 경솔했다. 96부터 100까지 끊기고 보니 상중앙 일대가 순식간에 백 천지로 변한 것이다. 백이 설치한 덫에 덜컥 걸려들었다.

95로는 참고 1도의 역습이 있었다. 박정환이 30초만 생각했어도 등장했을 수순이다. 99로 100에 단수치는 참고 2도의 교환은 너무 '밑지는 장사'라 택할 수 없다. 박정환은 조훈현 이세돌 등과 달리 덜컥수가 거의 없는 기사란 점에서 더욱 충격이 컸다. 중앙 망망대해에 나룻배처럼 고립된 흑 3점의 운명은?

조선일보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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