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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배 16강 오른 서봉수 9단 "AI로 공부한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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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서봉수 9단이 삼성화재배 16강에 진출했다. [사진 사이버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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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인공지능(AI)으로 공부한 게 많은 도움이 된 거 같습니다."

서봉수(66) 9단이 삼성화재배 16강에 진출한 소감을 밝혔다. 서 9단은 1990년대 이창호, 조훈현, 유창혁 등과 함께 한국 바둑을 풍미했던 인물이다. 응씨배 등 각종 국내외 대회에서 우승했고, 1997년 진로배에서 9연승을 기록한 바 있다.

서 9단은 30일 대전 유성구 삼성화재 캠퍼스에서 열린 2019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32강전에서 중국의 신예기사 궈신이(24) 5단에게 349수 만에 흑 3집 반승을 거두며 16강에 합류했다. 서봉수 9단이 삼성화재배 16강에 오른 것은 2006년 11회 대회 4강 진출 이후 13년 만이다.

서봉수 9단은 "바둑이 시작되면서부터 위기가 시작됐다. 너무 어려운 바둑이라 바둑이 끝난 뒤 머리가 아플 정도였다"고 말했다. 바둑은 초반에 서봉수 9단이 불리했으나, 서 9단이 끊임없이 흔들면서 기회를 잡게 됐다. 후반 들어서는 서 9단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깔끔하게 끝내기를 하면서 승리를 가져왔다.

이로써 서 9단은 역대 삼성화재배 16강 진출자 가운데 최고령을 기록했다. 2009년 시니어조 신설 이후 시니어 선수가 16강에 오른 것은 서 9단이 세 번째다. 2010년 고마쓰 히테키 9단이 43살, 2016년 위빈 9단이 49살에 16강에 오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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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봉수(왼쪽)은 중국의 궈신이를 꺾고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사진 한국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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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 16강 진출자 가운데 서 9단을 제외한 최고령은 서 9단보다 36살 어린 1989년생 김지석·강동윤·천야오예 9단이다. 가장 나이가 어린 선수는 2000년생 신진서 9단과 랴오위안허 8단이다. 서 9단과는 47살 차이가 난다.

서 9단은 이번 승리에 대해 "평소 AI로 공부한 것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했다. "대회가 열리기 전에 인터넷으로 AI 바둑을 공부하고 복기도 했다. AI가 너무 멋진 수를 많이 가르쳐줘서 영감을 많이 받았다"고 설명했다.

32강이 끝나고 열린 대진 추첨 결과, 서봉수 9단은 중국의 강자 구쯔하오 9단과 맞붙게 됐다. 둘은 아직 공식 시합에서 맞붙은 적이 없다. 1998년생으로 서 9단보다 45살 어린 구쯔하오는 20세 이하 세계대회인 2015 이민배를 우승하며 가능성을 알렸고, 2017 삼성화재배에서 우승한 세계 초일류 선수다.

구쯔하오와의 승부에 대해 서봉수 9단은 "아무래도 지겠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 바둑을 둬서 한 판이라도 더 이기는 게 목표다. 한 판 한 판 최선을 다해 바둑을 두겠다"고 다짐을 밝혔다.

16강전은 당장 31일 대전 유성구 삼성화재 유성캠퍼스에서 열린다. 삼성화재와 KBS가 공동후원하고 중앙일보가 주최하는 2019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의 우승상금은 3억원, 준우승 상금은 1억원이다.

정아람 기자 aa@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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