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은 30일 US오픈에서 `베테랑` 페르난도 베르다스코를 꺾고 역대 세 번째로 메이저대회 32강에 진출했다. [EPA = 연합뉴스] |
정현(170위·제네시스 후원)과 페르난도 베르다스코(34위·스페인)의 세트스코어가 0대2까지 이르렀을 때, 정현의 역전승을 생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1·2세트를 내리 무기력하게 내준 정현의 패배가 당연해 보였기 때문이다. 반전은 이어진 3세트에서 일어났다. 상대의 실수를 기회 삼아 집중력을 살린 정현은 혼신의 힘을 다해 맞섰고 결국 3시간22분 러닝타임의 아름다운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정현은 30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대회 나흘째 남자 단식 2회전에서 베르다스코를 3대2로 꺾고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정현이 메이저대회 3회전(32강)에 진출한 것은 2017년 프랑스오픈 3회전, 2018년 호주오픈 4강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정현은 승리한 후 매니지먼트사인 IMG코리아를 통해 "오늘 힘든 경기에서 이겨 정말로 기쁘다"며 "하루 잘 쉬고 컨디션 관리를 잘해 나달과의 경기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밝혔다.
정현의 상대인 베르다스코는 2009년 세계 랭킹 7위에 이름을 올렸던 '톱 랭커' 출신으로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니었다. 베테랑답게 베르다스코는 경기 초반부터 정현을 빠르게 압박했고 정현은 무기력하게 1, 2세트를 내주고 말았다. 하지만 3세트부터 증가한 베르다스코의 실책은 '게임 체인저'로 작용했다. 이날 대회에서 정현은 공격 성공 횟수 41대49, 서브 에이스 8대10 등으로 베르다스코에게 열세였지만 실책은 52대65로 더 적었다. 극적인 32강행을 일궈낸 정현이 16강으로 향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나는 맞상대는 바로 '천적' 라파엘 나달(2위·스페인)이다. 나달은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한 명으로 정현은 지금껏 나달과 두 차례 만나 모두 패하며 약한 모습을 보였다. 정현과 나달의 물러설 수 없는 진검승부는 오는 9월 1일 벌어진다.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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