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앞둔 영국 주요 야당 대표들이 최악의 시나리오로 꼽히는 이른바 노 딜(No Deal)을 막기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 오는 10월31일 브렉시트 시한을 연기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대표적 극우정치인인 브렉시트당의 나이절 패러지 대표는 보리슨 존슨 총리에게 브렉시트 완수를 주문했다.
BBC방송과 가디언 등에 따르면 제1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는 27일(현지시간) 주요 야당 대표들과 회동했다. 회동에는 이언 블랙퍼드 스코틀랜드국민당(SNP) 하원 원내대표, 조 스위슨 자유민주당 대표, 애나 소브리 체인지UK 대표와 웨일스민족당, 녹색당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오는 9월 초 하원 회기 재개를 앞두고 아무런 합의없이 EU를 떠나는 노 딜만은 막자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참석자들은 회동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법안 통과, 정부 불신임안 등을포함해 '노 딜'을 방지하기 위한 실제적인 방안을 찾는데 긴급히 나서야 한다는 점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관련 입법을 통해 브렉시트 연기를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내각 불신임 방안도 논의됐다.
이미 코빈 대표는 내각 불신임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혀온 상태다. 그는 불신임안이 통과될 경우 자신이 임시내각의 총리를 맡아 브렉시트를 연기한 후 조기총선, 제2 국민투표를 치르겠다고 선언했다. 다만 스윈슨 대표는 이에 대해 하원의 지지를 충분히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실상 내각 불신임안의 리스크가 크다는 점을 고려, 관련 입법절차를 통한 행보에 우선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빈 대표는 이날 회동을 마치고 난 뒤 지난 3월 말 의회 표결에서 '노 딜' 브렉시트 반대에 표를 던진 보수당과 무소속 의원 116명에게 서한을 보내 협력을 당부했다. 해당 서한은 테리사 메이 전 총리, 필립 해먼드 전 재무장관을 포함한 전 내각 각료들에게도 보내졌다.
반면 극우 정치인인 패라지 대표는 같은 날 런던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존슨 총리가 깨끗하게 EU와 결별한다면 다음 총선에서 보수당과 협력할 수 있지만, 기존 EU 탈퇴협정을 밑어붙인다면 모든 지역구에서 경쟁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2016년 국민투표 당시에도 EU탈퇴를 주장한 대표적 강경파다.
패라지 대표는 올해 가을 조기 총선이 열릴 가능성을 50% 이상으로 내다보며 브렉시트와 관련해 존슨 총리를 신뢰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는 "EU탈퇴협정은 브렉시트가 아니다"라며 "탈퇴협정은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EU 탈퇴를 찬성했던) 1천740만명에 대한 배신"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장클로드 융커 EU집행위원장은 이날 존슨 총리와 20분에 걸쳐 전화통화를 하고 '노딜 브렉시트' 시나리오가 영국만의 결정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노딜 브렉시트의 책임이 오직 영국에 있다는 것을 강조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존슨 총리는 브렉시트 합의안의 핵심 쟁점인 안전장치(backstop) 폐기를 주장하며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노 딜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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