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협정 부문별 협상에도 찬성…"이란·중국 대응 압박하러 온건 아냐"
영국을 방문중인 존 볼턴 미국 백악관 보좌관 |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을 방문한 볼턴 보좌관은 이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를 만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월 31일 성공적인 EU 탈퇴를 보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또 그는 미국이 브렉시트를 전제로 한 영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을 신속히 협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존슨 총리는 합의 여부와 상관없이 10월 31일 EU를 탈퇴하겠다며 탈퇴 조건 재협상을 희망하지만, EU는 기존 합의안을 바꿀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볼턴 보좌관은 존슨 총리 면담 후 기자들에게 영국의 결정을 지지하겠다고 밝히며 "이것이 내가 전달하고자 애쓰는 것이다. 우리는 여러분과 함께 있다"고 두 번이나 강조해서 말했다.
볼턴 보좌관은 양국 간 진행 중인 자유무역협정 협상과 관련해 좀 더 어려운 분야는 뒤로 남겨놓더라도 부문별로 순차적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는 뜻도 전했다.
로이터는 "볼턴 보좌관이 전달하려는 핵심 메시지는 미국이 영국의 브렉시트 충격을 자유무역협정을 통해 완화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풀이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 행정부의 한 고위 관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테리사 메이 전 영국 총리와 무역 합의를 희망했지만 그러지 못했다며 "현 정부는 합의를 희망한다. 우리는 그에 대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 관리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협상에 관한 한 EU가 중국보다 더 나쁘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런던에서 취재진에 말하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
볼턴 보좌관은 당초 영국의 새 정부를 향해 미국의 대이란 강경 기조 유지와 중국 통신업체 화웨이 배제 등에 긴밀히 공조해 달라는 요구를 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날 면담 후에는 곤란한 외교적 문제들에 대한 협의는 브렉시트 이후까지 기다릴 수 있다는 태도를 보였다고 AFP통신 등이 전했다.
볼턴은 "이란, 그 외 중국, 5세대 이동통신 화웨이 등 일련의 이슈와 관련, 대통령과 미국 정부는 영국 정부가 앞으로 여러 날 동안 브렉시트 문제에 전적으로 집중하리라는 것을 이해한다는 내용을 전달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이 문제에 관해 압박을 하기 위해 온 것이 아니다. 브렉시트에 도움이 되길 희망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볼턴 보좌관은, 영국이 5G 통신 보안에서 어떤 타협도 하지 않을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는 존슨 총리의 말을 언급하면서 "대화하기에 충분한 시간이 있을 것이다. 그것이 우리가 실제로 요청한 전부"라고 부연했다.
앞서 지난 4월 영국 국가안보회의(NSC)는 5G 네트워크 구축에 관해 비공식 회의를 열어 화웨이 참여를 부분적으로 허용하기로 결정했다고 영국 언론이 5월 보도했다.
영국 NSC 결정은 미국의 화웨이 배제 정책과 차이를 보여 논란을 일으켰고, 당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NSC 논의 내용이 언론에 유출된 책임을 물어 개인 윌리엄스 국방부 장관을 해임했다.
한편, 영국은 미국의 이란 핵 합의(JCPOA) 탈퇴 후에도 독일, 프랑스와 함께 이 합의를 지지했지만, 지난달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에서 자국 유조선을 억류하자 좀 더 강경한 대응 압박을 받았고 현재 선박 안전을 위해 미국이 주도하는 호위연합체에 참여하기로 한 상태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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