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더 타임스는 11일(현지시간) 왕실 소식통을 인용해 “엘리자베스 여왕이 현 정치권에 대해 실망했으며 정치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무능함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제임스 캐머런 전 총리가 지난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임한 직후부터 불만이 계속 쌓여 왔다며, “정치 지도부의 지도력에 대해 실망하고 분노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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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엘리자베스 여왕은 “현대 사회에서 다들 새로운 해법을 찾고 있지만, 나는 오래된 지혜를 말하고자 한다. 사태를 해결하는 방법은 상대에게 좋은 말을 하고 나와 다른 의견을 존중하며 합의점을 찾기 위해 협력하는 것”이라며 브렉시트로 분열된 정치권을 겨냥해 일침을 놓았다.
전문가들은 현재 정치 상황이 자칫 여왕의 역할을 극도로 정치화하는 쪽으로 흘러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합의 없이 EU를 떠나는 ‘노 딜 브렉시트’도 불사하겠다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에 대해 야당 측에서 노 딜을 막기 위해 정부 불신임안 투표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낸 가운데, 존슨 총리는 불신임안이 가결되더라도 사퇴하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면 의회에서의 해결 방법을 찾을 없는 여야당이 여왕에게 선택권을 맡겨 여왕은 불신임안을 가결시킨 의회의 뜻을 거스를 수도 사퇴하지 않겠다는 현직 총리의 요구도 무시할 수 없는 난감한 입장에 처하게 된다.
영국 왕실 측에서는 여왕과 왕실의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국가의 명운이 달린 사안인 만큼 왕실이 개입해야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g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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