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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현재 영국 정치권의 “통치 무능력”에 대해 사적으로 실망감을 드러냈다고 더타임스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더타임스는 왕실 소식통을 인용해 “여왕은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의 사임 이후 사적인 자리에서 이 같은 발언을 했으나 여왕의 실망감은 그 뒤로 커져만 갔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여왕이 정말 낙담한 것 같다. 여왕이 현재 정치권과 제대로 통치하지 못하는 무능력에 대해 실망했다고 말하는 걸 들은 적이 있다”고 밝혔다.
앞서 캐머런 전 총리는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유럽연합(EU) 탈퇴 진영이 승리하자 총리직을 사임했다.
더타임스는 “정치적 견해를 거의 드러내지 않는 여왕이 67년 재임 기간 중 내놓은 가장 혹독한 정치적 발언”이라면서 “2016년 국민투표 결과에 대한 여왕의 분노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국에서는 지난 7월말 취임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연일 ‘노딜’ 브렉시트를 강조해 불안감이 커진 상황이다. 노딜을 막으려는 보수당 내 반란파들과 노동당 등 야당은 정부 불신임과 조기총선을 통해 존슨 정부를 무너뜨리고 노딜을 막겠다는 계획이지만 존슨 총리 쪽은 정부 불신임안이 통과되더라도 총리가 사임할 법적 의무가 없다며 맞서고 있다. 이에 노딜에 반대하는 의원들 중 일부는 여왕이 개입해 불신임을 받은 총리를 물러나게 하고 새 총리를 임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럴 겨우 여왕은 오랜 정치적 중립을 깨고 정치에 개입하는 불편한 상황에 맞닥뜨리게 된다. 노동당 그림자 내각의 존 맥도넬 의원은 벌써부터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를 택시에 태워 버킹엄궁에 보내겠다”고까지 말했다.
더타임스에 따르면, 왕실 고위인사들과 총리실은 여왕의 정치적 독립을 보호하기 위한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여왕 개인 비서인 에드워드 영과 마크 세드윌 내각장관, 피터 힐 총리 개인 비서는 “여왕이 어떠한 결정도 내리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영국 왕실 측근들은 존슨 총리가 불신임을 당할 경우 의회가 정부를 구성할 수 있는 사람을 결정하고 여왕에게 새 총리의 임명을 요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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