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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이슈 '브렉시트' 영국의 EU 탈퇴

英 '노딜 브렉시트' 대비예산 3조원 증액…국경인프라 등에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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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 "예비자금 10억파운드 준비"…브렉시트 총준비예산 63억파운드로 늘어

제1야당 노동당 '혈세 낭비' 비판 "파탄적 브렉시트 저지에 총력"

연합뉴스

영국 존슨 총리 "10월 31일 무조건 EU 탈퇴" (PG)
[정연주 제작] 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오는 10월 말 유럽연합(EU) 탈퇴 강행을 예고한보리스 존슨 총리의 영국 행정부가 관련 준비 예산을 대대적으로 늘렸다.

EU와 재협상에 실패해 합의 없이 탈퇴하는 이른바 '노 딜 브렉시트'를 대비하기위해서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사지드 자비드 영국 재무장관은 브렉시트 준비 예산 21억파운드(약 3조원)를 추가로 배정했다고 31일 밤(현지시간) 발표했다.

자비드 장관은 국경 인프라 구축 등 핵심 분야에 추가로 11억파운드(약 1조6천억원)를 즉시 집행할 것이며, 예비자금 10억파운드(약 1조4천억원)도 마련했다고 밝혔다.

추가로 배정된 예산은 노딜 브렉시트에 대비하도록 개인·기업에 정보를 제공하거나 국경 시설·인력 확충, 산업계 지원, 필수의약품 비축 등에 쓰인다.

국경·세관 운영을 위해 인력 500명을 늘리고 항만 주변 수송 인프라를 보강하는 데 3억4천400만파운드가 투입된다.

의약품·의료기기 확보와 브렉시트 대응 기업 지원에 각각 4억3천400만파운드와 1억800만파운드가 배분된다.

대국민 홍보에도 1억3천800만파운드를 집행하기로 했다.

추가 예산 배정으로 영국의 브렉시트 준비 예산은 종전 테리사 메이 총리 내각 때의 42억파운드에서 63억파운드로 50%나 늘었다.

자비드 장관은 "영국이 EU를 떠나기까지 92일간 확실하게 준비를 마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좋은 합의(재합의)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합의 없이 EU를 떠나야 할 것"이라며 "오늘 발표한 추가 21억파운드로 합의에 이르든 그렇지 못하든 EU를 떠날 준비를 확실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연합뉴스

첫 내각회의 주재하는 존슨 영국 총리
(런던 AP=연합뉴스) 보리스 존슨(가운데) 영국 신임 총리가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관저에서 첫 내각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존슨 총리는 내각 각료들과의 첫 대면에서 10월 31일 이전에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를 단행할 것을 주문했다. leekm@yna.co.kr



앞서 보리스 존슨 총리는 취임 일성으로 "무슨 일이 있든 10월 31일에 EU에서 탈퇴한다"고 못 박았다.

브렉시트 준비 예산 증액은 존슨 총리 정부가 노 딜 브렉시트를 불사한다는 말이 엄포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함으로써, 대(對) EU 협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실제 합의 없이 EU를 떠나게 될 가능성에 대비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제1야당 노동당은 브렉시트 준비 예산 추가 배정을 '혈세 낭비'로 비판했다고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야당의 내각 후보, 즉 섀도 캐비닛에서 재무장관에 해당하는 당직을 맡은 존 맥도넬 의원은 "정부는 노 딜을 배제하고 수십억 파운드를 학교, 병원, 주민을 위해 쓸 수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맥도넬 의원은 "노동당은 전 영국을 위해 노 딜, 파탄적 브렉시트를 저지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노동당 소속의 하원 공공회계위원장인 메그 힐리어 의원도 "보리스 존슨이 전쟁을 하는 양 굴어도 (중략) 납세자의 돈을 물 쓰듯 할 권한은 없다"며, 예산 집행을 철저히 감시하겠다고 밝혔다.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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