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왼쪽 셋째)이 8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자신의 등번호 `99`가 새겨진 올스타전 유니폼을 들고 있다. 왼쪽부터 올스타전에 출전하는 LA 다저스 소속 클레이턴 커쇼, 코디 벨린저, 류현진, 맥스 먼시, 워커 뷸러, 데이브 로버츠 감독. [사진 제공=다저스 트위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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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단 두 명만 설 수 있는 곳. 그 위대한 자리에 '괴물' 류현진(LA 다저스)이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한국인 최초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 선발에 나선 류현진은 올해는 MLB '별들의 전쟁'에 선봉으로 나서며 또다시 한국 야구사에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됐다.
류현진은 10일 오전 8시 30분(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펼쳐지는 MLB 올스타전에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오른다.
류현진은 한국인 투수 중 최초로 올스타전에 선발투수로 나서는 영예를 얻게 됐다. 아시아 선수가 1회부터 마운드에 오르는 것은 1995년 일본 노모 히데오(당시 다저스)에 이어 두 번째다. 류현진은 MLB 양대 리그(아메리칸 리그·내셔널 리그) 30개 구단 소속 최소 750명(각 팀 25인 로스터 기준) 중 64명만 초대받을 수 있는 올스타전에서 NL 선발투수가 되는 영예를 안았다.
116년 MLB 역사에서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은 외국인 선수 중 올스타전에 선발 등판한 투수는 전설적인 선수 페드로 마르티네스가 속한 도미니카공화국(5명), 멕시코(2명), 프랑스, 쿠바, 일본, 베네수엘라(각 1명) 등에서 총 11명이 전부였다.
올스타에 몇 번 선정됐느냐는 향후 명예의전당행에도 중요한 지표가 된다. 단 한 번 선정만으로도 선수 커리어에 '올스타 출신'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올 시즌 류현진은 전반기 17경기에 선발 등판해 10승2패와 평균자책점 1.73이라는 눈부신 성적을 올리며 애당초 올스타 선발 투수로 기정사실화됐다. 특히 NL 다승 부문은 공동 1위이며 평균자책점은 MLB 전체에서 유일하게 1점대다. 이닝당 출루허용률(0.91), 삼진/볼넷 비율(9.90)도 1위다.
올스타전에 출격하는 한국인 선수는 류현진이 4번째다. 박찬호(2001년·다저스), 김병현(2002년·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추신수(2018년·텍사스 레인저스)가 앞서 꿈의 무대를 밟았다. 과거 박찬호는 NL 2번째 투수로, 김병현은 NL 7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타자 추신수도 8회에 대타로 나서는 데 그쳤다.
한국프로야구(KBO) 출신으로 MLB에 직행한 첫 선수인 류현진으로서는 미국 땅을 밟은 지 7년 만에 따낸 올스타전 출전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 특히 올 시즌 환상적인 행보로 사이영상까지 노리는 류현진이 올스타전에서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아쉽게도 과거 선배들은 올스타전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2001년 한국인 최초로 MLB 올스타에 뽑힌 박찬호는 3회 말 칼 립켄 주니어에게 홈런을 맞고 패전 투수가 됐다. 김병현은 2002년 NL이 5대3으로 앞선 7회 초 마운드에 올라 3분의 1이닝 3피안타 2실점으로 부진했다. 추신수는 지난해 안타 한 개를 기록했다.
미국 현지에서는 올스타전 선발투수로 당당히 이름을 올린 류현진에게 뜨거운 관심을 보내고 있다. 특히 시속 160㎞의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가 즐비한 MLB에서 평균 시속 146㎞짜리 직구로 최고 자리에 오른 류현진을 분석하는 기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류현진 발자취를 따라가 보는 매체도 있다. LA타임스는 8일 '류현진은 어떻게 올스타전 투수가 됐나?'라는 장문의 기사를 통해 "류현진은 인천 동산고 재학 시절 다수의 MLB 구단에서 영입 제의를 받았지만 KBO를 선택했다"며 "그는 2012년 한화 이글스에 합류한 박찬호에게 많은 영향을 받고 MLB 진출을 결심했다"고 전했다.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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