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 변호사 5명 선임…생명공학과·판사 출신 포함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36)이 지난달 6일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진술 녹화실로 이동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전(前)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고유정(36)이 재판 준비를 위해 변호사 5명을 선임했다. 변호인단에는 판사 출신과 생명공학과 출신의 변호사가 포함됐다.

4일 법원에 따르면 고유정은 법률사무소 율현과 법무법인 금성에서 변호사 5명을 선임했다. 이 가운데 법무법인 금성의 박모 변호사는 판사 출신으로 지난 2009년 서울중앙지법에 있다가 법복을 벗고 변호사 개업을 했다. 또 같은 법무법인 소속의 김모 변호사는 이화여대 생명공학과를 졸업했다.

여기에 법률사무소 율현의 한모 변호사, 권모 변호사와 법무법인 금성의 유모 변호사 등이 변호인단에 이름을 올렸다.

제주지법 형사2부(재판장 정봉기)는 오는 15일 오전 10시 30분 고유정에 대한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공판준비기일에는 정식 재판 심리에 들어가기에 앞서 앞으로의 공판 일정과 증거 채택 여부, 증인 신문 계획 등을 세운다. 정식 공판과 달리 피고인이 직접 재판에 출석할 의무는 없다.

이 사건의 가장 큰 쟁점은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고유정의 범행이 계획적이었는지 여부다. 고유정은 경찰 수사 단계부터 "전 남편이 성폭행하려고 해 반항하는 과정에서 살해에 이르게 됐다"며 우발적 범행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검찰은 고유정의 범행을 계획적인 범행으로 보고 있다.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공소장에는 고유정이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은닉하기 위해 동원한 치밀한 수법들이 적시됐다.

고유정은 지난 5월 25일 오후 8시 10분~9시 50분쯤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수면제 졸피뎀을 음식물에 희석해 전 남편에게 먹인 뒤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고유정은 이후 5월 26~31일 사이 이 펜션에서 시신을 훼손한 뒤 일부를 제주 인근 해상에 버리고, 자신의 가족이 소유한 경기 김포의 아파트에서 나머지 시신을 추가로 훼손해 쓰레기 분리 시설에 버린 것으로 조사됐다.

[박현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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