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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2019 세대교감전 카툰으로 본 세상’ 전시에 소개된 심민섭 작가의 <남자들이 이젠... 힘들다>라는 제목의 만평. 춘천여성민우회 제공 |
성차별적 내용의 작품을 전시해 논란이 된 춘천미술관 전시와 관련해 주최 측이 해당 작품의 전시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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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술협회 춘천지부는 3일 지부장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2019 세대교감전 카툰으로 본 세상’ 전시와 관련해 문제를 유발시킨 작품에 대해 내부의견을 수렴한 결과 작품을 내리기로 결정했다”며 “해당 작품의 작가는 지난 28일 열린 작가와의 대화 시간에서 작품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했으며 당시 참석한 시민과 학생들과 공감하는 시간을 가졌으나 작품설명이 남녀에 대한 직설적 화법으로 쓰여진 것이 오해를 불러일으킬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예술가의 창작과정에서 표현의 자유는 보장돼야 하지만, 작가는 표현의 자유와 함께 관객의 시선 또한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번의 일을 계기로 전시기획에 있어서 신중한 자세로 임해 관객에게 좋은 전시를 보여 드릴 수 있도록 더욱 더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문제가 된 작품은 춘천미술관에서 지난 6월21일부터 전시 중인 ‘2019 세대교감전 카툰으로 본 세상’ 전시에 소개된 심민섭 작가의 <남자들이 이젠... 힘들다>라는 제목의 만평이다.
작품에는 임산부석을 보면서 한 남성이 “임신 시킨 남자 좌석”이라고 적힌 파란색 좌석을 보며 “임신 시키기가 얼마나 힘든데...”라고 말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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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2019 세대교감전 카툰으로 본 세상’ 전시에 소개된 심민섭 작가의 <남자들이 이젠... 힘들다>라는 제목의 만평에 달린 작가의 작품소개. 춘천여성민우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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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2019 세대교감전 카툰으로 본 세상’ 전시에 소개된 심민섭 작가의 또 다른 작품 <소양강 처녀>. 춘천여성민우회 제공 |
심 작가는 작품설명을 통해 “남자들의 정자가 힘없는 세상이 됐다”며 “남자가 여자를 임신시키려면 각고가 큰 세상이 돼버렸다. 재미 한번 보고 임신이 되는 세상이 아니다”라고 썼다. 그러면서 “여자 하나 꼬시기엔 동물의 세계에서 수컷이 피땀 흘리는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그래도 옛날보다 여자가 살기좋은 세상에서 이젠 남자들에 대한 배려심도 있어야겠다”고 적었다.
춘천여성회, 춘천여성민우회 등 13개 단체는 지난 2일 오후 성명서를 내고 해당 작품에 대해 “임산부 배려석에 대한 조롱과 함께 남성을 비이성적인 존재로 부각시킨 것도 지적해야 하는 부분”이며 “‘재미 한번 보고 임신이 되는’ 이라는 설명 부분은 강간·성폭력의 의도도 보이는 부분이라 매우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민의 세금인 춘천시가 출연한 재정으로 운영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화예술지원사업을 실행함에 있어 그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성평등시대에 역행하는 한국미술협회 춘천지부의 즉각적인 전시 철수와 춘천시문화재단의 공식적인 사과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해당 전시는 춘천시문화재단의 문화예술지원사업 1차 공모에서 39개 단체, 개인 작가들을 시각부분에서 선정한 사업의 일부다.
같은날 춘천시문화재단은 이사장 명의로 공식입장을 내고 “춘천시문화재단이 한국미술협회 춘천지부에 지원한 ‘카툰으로 본 세상’ 전시와 관련해 성인지 감수성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작품으로 인해 다수 관람객들의 불쾌감을 유발한 작품전시가 있었음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사과했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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