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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이슈 '브렉시트' 영국의 EU 탈퇴

"브렉시트 시 떠나야" 英 70대, 증오범죄로 벌금 9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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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권판매소 흑인 점원에 폭언·욕설…"당첨금 손 아닌 카운터에 놓아 불만"

연합뉴스

브렉시트 찬성 시위[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영국의 70대가 흑인 여성 점원을 향해 "브렉시트가 시행되면 떠나야 할 것"이라는 말을 했다가 600 파운드(90만원)의 벌금과 배상을 포함해 톡톡히 대가를 치르게 됐다.

브렉시트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말하며, 영국에서는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후 인종차별적이고 외국인 혐오성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

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연금생활자인 존 키오(74)는 이날 인종과 관련돼 공공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한 혐의가 인정돼 이런 처벌을 받게 됐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지난해 8월 키오가 마권 판매점을 찾아 200파운드(약 20만원)의 당첨금을 찾으려다 발생했다.

키오는 직원인 흑인여성 애너카 데이비스와 말다툼이 벌어졌고, 분노를 이기지 못해 인종차별적인 폭언과 욕설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측은 키오가 점원 데이비스가 당첨금을 자신의 손에 건네주지 않고 카운터에 놓는 데 화가 나 "인종차별적인 독설을 쏟아냈다"고 지적했다.

맘껏 화를 풀어놓고 현장을 떠난 키오는 수일 후 버스를 타고 가다 그를 알아본 마권 판매소 직원의 신고로 재판을 받게 됐다.

피해자 데이비스는 재판에서 당시 사건으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고 5일이나 일을 할 수 없었다고 호소했다.

데이비스는 "난 이 나라에서 태어나 줄곧 살았지만, 흑인으로 태어났다는 것을 피할 수는 없었다"며 "흑인으로서 이 나라에서 환영받고 있는지를 의심하게 됐다"라고 털어놓았다.

키오의 변호인은 자신의 고객이 자동차 사고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겪고 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판사는 "사람들은 어떤 식으로든 학대의 두려움 없이 일터로 갈 수 있어야 한다"며 이번 사건이 젊은 여성 피해자에게 사건 그 자체를 훨씬 뛰어넘는 큰 충격을 줬다고 말했다.

판사는 키오를 향해 피해자에게 250 파운드를 배상하고 350 파운드를 벌금으로 물도록 했다. 1년간의 사회봉사 명령과 함께 10주간의 야간 통행금지도 부과했다.

또 향후 1년간 해당 마권 판매소 출입도 금지했다.

검찰은 "이번 유죄 판결이 피해자뿐만 아니라 그의 동료에게 정의가 실현된다는 믿음을 줄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증오범죄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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