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사계절의 특성이 뚜렷한데 전략영향평가서는 그 조사 기간이 약 3개월로 너무 짧다. 적어도 12개월은 조사해서 작성해야 한다." (남양주 왕숙1·2지구 주민대책위원회)
남양주 왕숙지구 주민들은 3기 신도시 후보지로 지정된 것은 법적 근거가 미비하다며 백지화를 주장했다. 특히 주민들은 전략영향평가서를 한 계절로만 작성한 것과 교통·하수처리시설을 비롯한 대책이 미비한 점, 주민들의 동의 없이 후보지로 지정한 것을 주로 문제삼았다.
26일 오후 경기 남양주시 진건읍 사능교회 비전센터에서 왕숙1·2지구의 '공공주택지구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공청회'가 잇달아 개최됐다. 왕숙1·2지구는 작년 12월 3기 신도시 후보지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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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익 왕숙1지구 주민대책위 위원장은 "한국은 사계절의 특성이 뚜렷한데 전략영향평가서는 작년 12월부터 올해 3월, 즉 겨울에만 조사해 그 기간이 너무 짧다"고 말했다. 서경수 왕숙2지구 주민대책위원회 사무총장도 "적어도 12개월은 조사해서 초안이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환경영향평가서를 작성한 퍼스트엔지니어링의 용석진 상무는 "전략영향평가는 지구를 지정하기 위한 선행단계에서 진행한 것으로 계절보다는 입지 부문에 맞춰 한다"며 "모든 계절조사는 이 단계 이후의 실제 계획이 수립되는 환경영향평가에서 각 계절별로 맞춰서 최종 실시하게 된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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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근 왕숙1지구 주민대책위 수석총무는 "신도시를 개발하면 가장 문제되는 게 교통인데, 환경영향평가서에는 교통에 대해서 전혀 언급이 없다"며 "현재 다산신도시도 교통망 구축이 완성되지 않아 출근길이 2시간씩 걸린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개발분야를 담당하는 박현옥 한국토지주택공사(LH) 단장은 "광역교통대책위에서 신도시 교통대책은 따로 수립하고 있어 곧 발표될 예정"이라며 "작년 12월에 발표할 때도 각종 교통 계획을 얘기했다. 전철은 별내선을 연장하기로 했고,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6호선 연장도 (아직 확정된 것은 없지만)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하수처리시설에 대해 이 총무는 "지금도 남양주에 처리해야 할 하수 용량이 처리시설보다 많아 서울로 넘치고 있다"며 "그런데 환경영향평가서에는 앞으로 지자체에서 계획을 세우겠다고만 돼 있지 (구체적인 내용이) 안 나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환경분야를 담당하는 강형식 LH 부장은 "이 부분은 지자체와 협의해서 자체시설을 만들거나 방법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현재 남양주시와 협의하고 있다"고 답했다.
주민들은 오랜시간 거주했던 곳을 떠나야 하는 것에 대해 억울함을 토로했다.
공청회에 참석한 한 여성 주민은 "그린벨트를 안묶어 놨으면 땅값이 얼마나 될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라며 "남의 땅을 그린벨트로 60~70년 동안 묶어 놓더니 적은 돈으로 뺏는 게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남성 주민도 "10대 째 이곳에서 살고 있는데 하루 아침에 쫓겨나게 됐다"며 "돈 몇 푼 줄테니까 나가라는 게 말이 되느냐"고 호소했다. 또 다른 여성 주민은 "백지화를 위해 노력해 달라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고 강조했다.
공청회는 환경영향평가법 제13조 및 시행령 제16조에 따라 개최된다. 공청회 개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출한 주민이 30명 이상인 경우 등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전략환경영향평가서 본안을 작성하기 전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한다는 취지다.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 대한 요약 설명을 진행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다.
남양주 왕숙지구의 2차 공청회는 내달 12일 열릴 예정이다.
남양주 왕숙지구는 진전읍, 진건읍, 양정동 일원에 있다. 국토교통부는 총 1134만㎡(약 343만평)에 6만6000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왕숙1지구와 왕숙2지구에 각각 5만3000가구, 1만3000가구를 조성한다.
kimjiy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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