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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이명수 기자= 이재성에게 홀슈타인 킬 이적은 도전이었다. K리그 무대를 평정 후 이재성은 새로운 도전을 열망했고, 킬 이적을 선택했다.
아무 연고도 없는 독일에서 뛰는 것이란 힘든 일이었다. 말도 통하지 않았고, 축구뿐만 아니라 모든 것이 새로운 도전이었다. 하지만 독일에서 기틀을 닦아 놓은 구자철의 존재는 이재성에게 큰 힘이 됐다. 여름 휴식기를 맞아 한국에 들어온 이재성을 합정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 자철이 형은 분데스리가에서 파워가 있어요
"(구)자철이형에게 큰 도움을 받았다. 많은 의지도 했다. 분데스리가에서 오래 생활했고, 분데스리가에서 자철이형이 파워가 있다. 독일에서 오랜 생활을 하면서 아는 지인도 많다. 집을 구할 때도 방법을 알려주셨고, 함부르크 근처에 또 아는 분이 있다고 하시면서 소개시켜주셨다. 그런 부분에서 많은 도움을 줬다"
"생활적인 부분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구)자철이형이 워낙 섬세하시다보니 큰 조언이라 생각하고 새겨듣는다. 집구하고, 차 렌트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 유럽에 나가있다보니 한국 선수가 있다는 것만으로 큰 의지가 된다. 저의 입장을 가장 잘 이해해주는 형이라서 큰 위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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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성에게 구자철은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구자철은 9시즌 째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고 있고, 후배들의 독일 진출을 돕고 있다. 이재성뿐만 아니라 같은 시기 독일 무대를 밟은 이청용과도 자주 연락하며 독일 적응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성이 느낀 한국과 독일의 큰 차이점은 서비스였다. 예를들어 독일은 인터넷을 신청하며 설치 기사가 가정에 방문하기 까지 한 달의 시간이 걸린다. 이마저도 늦게 오는 경우가 많다. 관공서는 미리 예약을 하고 가지 않으면 문전박대를 당하기도 한다.
이재성은 "서비스가 정말 느리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가장 황당했던 순간은 독일 거주증을 받으러 시청에 갔다. 미리 예약을 하고 갔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시간에 갔는데 일하는 사람이 있었음에도 문을 열어주지 않아 받지 못한 적이 있다"며 기억을 되짚었다.
# 킬이 이렇게 먼 곳일 줄이야
한국인이라면 킬이라는 도시를 이재성 때문에 처음 알게 된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킬은 독일 북부에 위치한 해안 도시이고, 오히려 타 독일 도시보다 덴마크가 가깝다. 바다와 맞닿아있어 독일에서 바다를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도시이기도 하다.
때문에 한국으로 가려면 장거리 이동을 거쳐야 한다. 킬에서 함부르크까지 1시간 정도 기차를 타고간 뒤 한국 직항 노선이 개설된 프랑크푸르트나 뮌헨으로 1시간 국내선 비행기를 타고 이동한다. 그리고 한국까지 10시간이 소요되는 비행을 소화하고 나면 인천공항에 도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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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이렇게까지 한국 오는 길이 힘들줄 몰랐다"던 이재성은 킬의 조용한 환경에 만족했다. 이재성은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킬이란 도시를 모를 것이다. 사실 나도 몰랐다. 모르고 갔는데 생각보다 좋다. 조용하고 잘 맞는 도시인 것 같다"면서 "한국에선 산책을 안했는데 날씨가 좋은 날에는 산책을 자주한다. 형과 어머니랑 지내면서 여유로운 시간을 지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재성을 보기 위해 킬까지 찾아오는 한국 팬들이 있다. 킬까지 가려면 한국 직항 노선이 있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기차로 6시간은 족히 가야 도달할 수 있는 거리. 때문에 이재성은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잊지 않았다.
이재성은 "한국에 있을 때보다 유럽에서 한국 팬들이 찾아오는 것은 힘들다는 것을 안다. 한분 한분 소중하다. 한국에서는 그러지 못해 아쉬웠는데 독일은 시간적 여유가 있다보니 팬들이 오면 팬들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 팬들에 대한 감사함도 크게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 잊을만 하면 생각나는 월드컵 독일전
"처음 독일 갔을 때 월드컵 이야기로 다른 선수들 앞에서도 당당히 설 수 있었다. 독일 팬들과도 빠짐없이 이야기했다. 독일인들이 제 이야기에 많이 웃어주고, 인정을 많이 해줬다. 그 때 한국이란 자부심이 컸었다"
"킬 선수들이 한국보다 우리가 더 잘한다는 이야기를 할 때면 '벌써 잊었냐고, 독일과 한국 한 것 모르냐고' 그런 식으로 선수들에게 반박을 많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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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독일을 격파했던 기억 때문에 이재성은 수월히 독일에 적응할 수 있었다. '월드컵에서 이긴 나라'라는 인식이 독일인들 사이에서 자리 잡았고, 이재성의 기량을 인정해주는 계기가 됐다.
또한 이재성은 리그 데뷔전에서 2도움을 터트리며 팀의 3-0 대승을 이끌었다. 첫 인상이 중요한 독일에서 첫 경기 맹활약은 동료들로부터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
이재성은 "저도 어떻게 그렇게 잘했는지 모르겠다. 그 때는 생각 없이 뛰었다. 독일 도착한지 1주일 밖에 안됐고, 아무 생각없이 뛰었는데 잘됐다"면서 "선수들도 처음에 온 동양인 선수를 견제하고, 의심의 눈빛이 많았다. 하지만 큰 영향을 끼쳤다. 데뷔전에서 그런 활약을 하고 나니 선수들도 마음을 열고 인정해준 경기가 된 것 같다. 한편으론 기대감이 너무 높아져서 어렵기도 했다. 계속 그 기대감을 맞춰가야 하니까 부담감도 생겼던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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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윤경식 기자,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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