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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아…한 타’ 박성현의 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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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박성현 1타차 준우승 “짧은 퍼트 놓쳐 아쉬워”

‘대반란’ 주인공 세계 114위 그린, 메이저 대회 첫 우승컵 “달 위를 걷는 것 같아”



경향신문

마지막까지 추격했지만… 박성현이 24일 미국 미네소타주 채스카의 헤이즐틴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4라운드 18번홀에서 6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넣은 뒤 가벼운 제스처로 기쁨을 표현하고 있다. 채스카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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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현(26)은 혹시 모를 연장전에 대비해 대기실에서 기다렸다.

선두 해나 그린(23·호주)과는 1타 차였고, 그가 18번홀(파4)에서 세컨드샷을 벙커에 빠뜨린 터라 기대를 걸어볼 만했다. 차분하게 스크린을 지켜보던 박성현은 그린이 벙커샷을 홀 1.5m 옆에 붙인 뒤 쉽지 않은 파 퍼트를 집어넣자 방송 카메라를 향해 활짝 웃어보이며 모든 긴장감을 털어냈다.

박성현이 미국 LPGA 투어 시즌 3번째 메이저 대회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총상금 385만달러)에서 1타 차로 대회 2연패 기회를 놓쳤다. 24일 미국 미네소타주 채스카의 헤이즐틴 내셔널GC(파72·6619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박성현은 버디 5개, 보기 1개로 4타를 줄이며 합계 8언더파 280타로 선전했으나 투어 2년차 신예 해나 그린에 1타가 모자랐다.

후반 15번홀(파5)까지 3타를 줄인 박성현이 그린에 1타 차로 다가섰을 땐, 5타 차 5위로 출발한 박성현의 대역전 우승 드라마가 성사되는 듯했다. 하지만 그린은 더 이상 흔들리지 않았다. 16번홀(파4)에서 4.5m짜리 버디를 낚고 2타 차로 달아난 게 결정적이었다. 박성현이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5.5m 길이의 버디 퍼트를 넣으며 집념을 보였으나 그린은 벙커샷 파 세이브로 위기를 넘겼다.

박성현은 “저처럼 첫 우승을 메이저 대회에서 거둔 그린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7번, 17번홀에서 짧은 버디 퍼트를 놓친 게 아쉽다”는 박성현은 “하지만 이미 끝난 일이고, 그래도 잘 마무리했다고 생각한다”며 훌훌 털어냈다.

1998년 박세리, 2011년 청야니(대만) 이후 이 대회 3번째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거두며 데뷔 첫 우승을 메이저 타이틀로 장식한 그린은 대회 전까지 세계랭킹이 114위에 불과했다. 강호들이 모두 출전한 메이저 대회에서 일으킨 ‘대반란’이다.



경향신문

해나 그린(호주)이 24일 미국 미네소타주 채스카의 헤이즐틴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이어진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환하게 웃고 있다. 채스카 | USA투데이스포츠·연합뉴스




호주 국가대표 출신인 그린은 메이저 7승 포함 LPGA 41승을 거둔 호주 여자골프의 전설 카리 웹(45)을 우상으로 삼고 자란 ‘카리 웹 키즈’ 중 한 명이다. 2015년 카리 웹 장학금 수혜자인 그린은 2017년 LPGA 2부 투어에서 3승을 거둔 뒤 지난해 1부로 올라와 최근까지 2차례 톱10에 그쳤으나 한 번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웹의 2006년 나비스코 챔피언십(현 ANA 인스퍼레이션) 제패 이후 13년 만에 호주에 메이저 우승을 안긴 그린은 웹을 비롯한 5~6명의 호주 선수들과 얼싸안으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마지막 다섯 홀은 너무 긴장돼 할 말을 잃었다”는 그린은 “달 위를 걷는 것 같다”며 황홀한 기분을 표현했다.

이 대회 컷탈락 이후 갤러리로서 후배를 응원한 카리 웹은 “아이들에게 골프를 시켜 해나처럼 키우라”며 호주팬들에게 자랑스럽게 인사했다.

그린은 최근까지 두 시즌 동안 번 38만977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상금 55만7500달러(약 6억7000만원)를 받고 시즌 상금랭킹 8위로 뛰어올랐다. 박성현은 준우승 상금 34만9816달러(약 4억500만원)를 더해 상금 6위(84만4083달러)로 올라섰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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