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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이제는 익숙해진 U-20 스타들, K리그에서 더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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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U-20 대표팀 출신의 골키퍼 이광연이 23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강원과의 K리그 데뷔전에서 수비진을 지휘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23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강원과 포항간의 K리그1 17라운드 경기는 선발 멤버 발표 뒤 곧바로 축구팬들 사이에 화제가 됐다. 지난 16일 끝난 2019 20세 이하(U-20) 월드컵의 스타 이광연(20)이 선발 골키퍼로 전격적으로 발탁됐기 때문이다. 당초 김병수 강원 감독은 대회가 끝난 직후 강원 소속의 U-20 대표팀 선수 이광연, 이재익(20)에 대해 “무조건 출전 기회를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이광연은 생각보다 더 빠르게 출장 기회를 잡아 떨리는 마음으로 K리그 데뷔 무대에 섰다.

이후 이 경기는 종료 뒤 또 다른 측면에서 대대적인 화제가 됐다. 후반 초반까지 0-4로 뒤지던 강원이 후반 추가시간 3골을 포함해 후반에만 5골을 몰아치며 5-4 대역전을 한 덕분이다. 다만, 이광연 개인으로 보면 데뷔 경기에 4골이나 내주는 등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그러나 긴장감으로 몸이 굳었던 이광연은 후반 들어 선배들의 대반격이 이어진 뒤로는 경기력을 되찾아 결국 데뷔전을 승리로 끝냈다.

이광연 외에도 지난 주말 프로축구가 열리는 그라운드에서는 U-20 대표팀 주축들의 얼굴을 더 찾아볼 수 있었다. U-20 월드컵에서 위력적인 침투를 선보였던 조영욱(FC서울)은 22일 대구와의 K리그1 경기에 후반 20분 조커로 투입돼 팀의 2-1 승리에 힘을 보탰다. 장신 스트라이커 오세훈(아산)도 대전과의 K리그2 경기에 후반 10분 투입돼 1-0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외에 이재익과 고재현(대구), 김주성(서울) 등도 출전은 하지 못했지만 교체명단에 이름을 올려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향후 U-20 대표팀 선수들이 월드컵에서 소진한 체력을 회복하게 되면 이들을 실제 그라운드에서 볼 가능성은 더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K리그의 고유룰인 ‘22세 이하 의무 출전’ 규정 덕분이다. K리그는 2013년 유소년 클럽 활성화와 유망주 육성을 위해 매 경기 23세 이하 선수를 한명 이상 선발 출장시켜야 한다는 규정을 만들었고, 올 시즌부터는 이를 22세 이하로 더 낮췄다. 조영욱, 전세진(수원) 등 리그에서 출장기회를 꾸준히 받아온 선수들은 이 혜택을 받았다. ‘22세 이하 의무 출전’ 규정을 충족시켜야 하는 대부분 팀에게 U-20 월드컵이라는 큰 대회 경험을 쌓은 대표팀 선수들은 중요한 옵션이 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김병수 감독도 이광연을 선발 멤버로 발표하고나서 “큰 무대에서 충분히 활약했기에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22세 이하 출전 규정도 고려했다”고 발탁 이유를 설명한 바 있다. K리그로 돌아간 U-20 스타들이 소속팀에서도 꾸준히 성장하기만 한다면 22세 이전까지 충분한 출장기회를 잡을 여지는 충분한 셈이다.

이는 K리그 전체의 흥행에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될 전망이다. 올 시즌 프로축구는 K리그1이 16라운드 기준 경기당 평균관중 8408명으로 지난해(5492명)에 비해 53%가 증가하는 등 흥행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지만, 전북 등 몇몇 구단을 제외하고는 팬들이 일체감을 갖고 지켜볼 스타들이 부족하다는 지적은 여전히 나온다. 1부와 2부리그 곳곳에 자리잡은 U-20 대표팀 선수들은 신규 K리그 팬들이 이런 중소규모 팀들을 관심갖고 지켜보게 하는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을 통해 K리그에서는 느껴보기 힘들었던 ‘유망주 성장을 지켜보는 재미’ 또한 만끽할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된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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