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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4 (월)

'선구안+장타' 윌슨, 롯데오자마자 살림꾼 구실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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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롯데 새 외인 타자 제이콥 윌슨. 제공 | 롯데 자이언츠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가뭄에 단비와 같다. 롯데 새 외인 타자 제이콥 윌슨(29)이 합류하자마자 살림꾼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다. 적응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 특히 기대했던 힘과 콘택트 뿐만 아니라 뛰어난 선구안까지 뽐내면서 코치진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올 시즌 마이너리그 트리플A(PCL)에서 맹활약하다가 최근 카를로스 아수아헤 대신 롯데 유니폼을 입은 윌슨은 일본에서 취업비자를 받고 지난 19일 김해국제공항으로 입국해 곧바로 대전 한화 원정을 치르는 선수단에 합류했다. 그날 5회 대타로 투입돼 KBO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첫 타석부터 한화 에이스 워윅 서폴드와 7구 승부 끝에 몸에 맞는 볼로 출루했고 두 번째 타석에서도 이태양을 상대로 볼넷을 골라냈다. 이어 연장 세 번째 타석에서 첫 안타까지 터뜨린 뒤 득점까지 성공, 팀의 7-5 승리를 견인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후 4경기에서도 KBO리그 적응이란 말을 무색하게 했다. 지난 주말 키움과 사직 3연전에서는 시즌 첫 장타(2루타)와 결승타를 뽑아내며 웃었다. 팀 성적은 롤러코스터를 탔지만 윌슨은 데뷔 후 키움전까지 5경기에서 타율 0.400(15타수 6안타)를 기록했다. 출루율 0.526, OPS 0.993이다. 표본은 적지만 팀 분위기가 뒤숭숭한 가운데 홀로 빛났다.

윌슨은 한국에 오기 전 올 시즌 마이너리그 54경기에서 타율 0.313(195타수 61안타), 15홈런, 48타점, 31볼넷, 출루율 0.408, OPS 1.023 등으로 맹활약했다. 기본적으로 타격 감각이 좋았고 장타와 볼넷 대비 삼진 비율도 양호했다. 특히 제 컨디션으로 치르지 못한 한화와 데뷔전서부터 침착하게 한국 투수들의 공을 많이 보면서 세 번이나 출루에 성공했다는 게 긍정적이다. 올 시즌 KBO리그는 반발력이 떨어진 공인구를 사용하고 있어 윌슨이 마이너리그에서 입증한 장타력을 초반 얼마나 보여줄지가 관심사였다. 양상문 감독부터 공인구에 의식하지 않은 타격을 주문했다. 윌슨은 김승관 타격 코치와 긴밀하게 견해를 나누면서 최대한 자신만의 스윙을 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양 감독은 23일 사직 키움전을 앞두고 “윌슨의 경기 준비 자세가 상당히 좋다. 공을 잘 보면서 장타도 잘 친다”고 칭찬했다.

멀티 수비력도 마찬가지다. 윌슨은 이날까지 선발 4경기 모두 5번 타자를 맡았는데 수비에서는 내야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지난 20일 한화전에서 1루수로 선발 출전한 그는 3루수와 2루수를 번갈아 맡았다. 23일 키움전에서는 2루수로 출전했다. 최근 국내 2루수 자원의 타격감이 좋지 않은 게 원인이었다. 윌슨은 마이너리그 시절 2루수와 3루수를 주포지션으로 소화했지만 유격수를 제외하고 1루수와 외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는 멀티 자원이다. 올 시즌 54경기에서도 3루수로 가장 많은 36경기를 소화했다. 그 다음이 2루수로 13경기였다. 양 감독으로서는 한국에서도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윌슨의 역량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그의 활약이 지속된다면 롯데와 양 감독에게는 굴러들어온 복덩이가 될 수 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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