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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제24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죽기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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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 1회전 제1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최정 九단 / 黑 스웨 九단

조선일보

〈제9보〉(103~120)=대형 세력 작전은 허망하게 끝날 때가 많다. 침투한 적병을 섬멸 못하면 빈 껍데기만 남기 때문이다. 뛰어든 쪽도 겁나는 것은 마찬가지다. 눈[眼] 2개를 못 마련할 경우 역시 게임 셋이다. 이 바둑은 패색이 짙어진 흑이 ▲로 울타리를 치고 백의 침투를 유도했고, 백이 △로 호응함으로써 대마 사활 승부가 됐다. 그야말로 '죽기 아니면 살기'다.

103으로 차단했을 때 104 붙임이 감각적 맥점. 흑이 참고 1도 1, 3으로 공격할 경우 10까지 탈출하는 수순을 읽어두고 있다. 행마 리듬을 주지 않기 위해 105로 늘자 백은106~110으로 안형(眼形)을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적진이라고 위축되지 않고 112로 끊은 수도 배워둘 만한 타개의 요령이다.

113으로는 참고 2도 1, 3의 강수도 검토됐는데 4~8의 수순으로 탄력을 구해 잡힐 말이 아니다. 120까지 아직 완생한 모습은 아니지만 포위한 흑돌들도 이곳저곳 약점이 노출되기 시작했다. 살육(殺戮)과 도생(圖生)의 의지가 정면 충돌할 때만큼 처절한 장면도 없다. 120 때 흑의 다음 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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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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