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보수당 대표 경선에 10명 출사표 / ‘1922委’ 입후보자 등록 끝내 / 존슨 前외무 초반 대세론 형성 / 존슨·랍 등“노딜 불사” 강경 / 현직장관은 협상쪽에 무게 / ‘고소득자 감세’ 논쟁도 후끈 / 7월 넷째주쯤 새 총리 윤곽
10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보수당 평의원 모임으로 당대표 경선을 관리하는 ‘1922 위원회’는 이날까지 입후보 절차를 마감한 결과 10명이 등록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초반부터 ‘대세론’을 형성하고 있는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을 비롯해 도미니크 랍 전 브렉시트부 장관, 에스더 맥베이 전 고용연금부 장관, 앤드리아 레드섬 전 하원 원내총무, 마크 하퍼 전 제1원내총무 등 전직 각료와 당 지도부 출신 5명이 도전장을 냈다. 현역 장관도 5명이 후보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마이클 고브 환경장관, 맷 핸콕 보건부 장관, 제러미 헌트 외무장관, 사지드 자비드 내무장관, 로리 스튜어트 국제개발부 장관 등이다.
당 안팎의 최대 관심은 이들이 어떤 브렉시트 전략을 갖고 있느냐로 모아진다. 존슨, 랍, 맥베이 등 전직 장관들은 ‘노 딜’ 브렉시트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존슨 전 장관은 “우리의 우방과 파트너들은 우리가 앞날에 대해 더 명확한 전망을 가질 때까지 돈을 틀어쥐고 있을 것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며 유럽연합(EU)과 더 나은 합의안이 도출되기 전까지 탈퇴 분담금을 지불하지 않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반면 최근까지 메이 총리와 손발을 맞춰 온 현역 장관들은 ‘협상’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스튜어트 장관은 “협상을 통한 브렉시트만이 나라를 다시 통합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고, 헌트 장관도 “노 딜 브렉시트는 정치적 자살행위”라고 지적했다.
하퍼 전 원내총무는 존슨 전 장관을 비롯해 지난 3년간 내각에 몸담았던 전·현직 장관들 모두 책임이 있다면서 ‘외부자’만이 브렉시트 협상의 돌파구를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영국 익스프레스는 이들 후보자에게 EU 잔류, 조기총선, 제2 국민투표 가능성에 대해 물었는데, 10명 전원이 세 가지 대안을 모두 반대했다. 존슨 전 장관은 “셋 다 분열적이고 유독하며, 민주주의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초반 선거전을 달군 이슈는 ‘고소득자 감세’ 논쟁이다. 존슨 전 장관이 이날 텔레그래프 기고를 통해 세율 40%가 적용되는 소득 기준점을 현행 연 5만파운드(약 7500만원) 이상에서 8만파운드(1억2000만원) 이상으로 올리는 감세 계획을 발표하면서다. 이에 스튜어트 장관은 “존슨 전 장관이 유권자들에게 840억파운드(약 126조원)짜리 뇌물을 내놨다”며 “국민 앞에 솔직해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최근 유럽의회 선거에서 영국 내 5당으로 주저앉은 당을 재건할 적임자가 누구냐는 점도 주요 평가기준으로 꼽힌다. 당대표는 결국 313명의 보수당 의원과 약 16만명의 당원이 뽑기 때문이다. 이언 던컨 스미스 전 대표는 “런던시장 재임 시절 보여준 리더십으로 당에 긍정적 분위기를 가져올 사람”이라며 존슨 전 장관 지지를 선언했다. 헌트 장관은 앰버 러드 고용연금부 장관, 페니 모돈트 국방부 장관 등 현역 각료 2명의 지지로 고무된 분위기 속에 경선 캠페인에 착수했다.
보수당 의원들은 13일 1차투표로 최저득표자와 17표 미만 득표자를 탈락시킨 뒤 18∼20일 최종 2명의 후보가 남을 때까지 배제투표를 실시한다. 이후 22일부터 전 당원 우편투표를 거쳐 다음달 넷째주에는 총리직을 승계할 새 당대표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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