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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고유정 전 남편 살해 사건

고유정 피해자 유족 "폭언·폭행 때문에 이혼…시신이라도 찾아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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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전(前) 남편 펜션 살해 사건' 피해자의 남동생이 방송 인터뷰를 통해 심정을 밝혔다. 남동생은 피해자인 형에 대해 "연구비를 아끼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양육비를 보냈다. 그렇게 양육권을 가장 먼저 생각했던 사람"이라며 "형님은 바보같이 착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당장 장사를 지낼 수도 없어서 형님 영정사진에 물 한잔 떠놓고 있다"며 시신을 빨리 찾아달라고 호소했다.

조선일보

제주 전남편 살인사건의 피의자 고유정


피해자의 남동생은 11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피해자와 고유정(피의자)의 관계 등을 설명했다. 남동생에 따르면 피해자와 고유정은 5, 6년 정도 사귀다 결혼을 했다. 연애 과정에서 별다른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결혼 이후 문제가 생겼다. 남동생은 고유정이 결혼 생활을 할 때부터 폭언과 폭행으로 문제가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형님이 이혼을 결정했던 결정적인 계기 중에 하나가 폭언과 폭행"이라며 "긁힌 자국도 많고 핸드폰으로 맞아서 눈이 찢어졌던 적도 있다"고 말했다.

피해자의 남동생은 자신이 "그렇게 당하면서 왜 살았냐"라고 타박했을때 피해자가 "여자를 어떻게 때리니. 그리고 아이도 있는데. 나는 똑같아지기 싫다"라고 답했다며 "형님은 정말 바보같이 순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피해자와 고유정이 이혼할 당시의 상황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남동생에 따르면 피해자는 원래 양육권을 가지고 싶어 했지만 이혼 당시 피해자는 학생신분이었고, 여자에게 우선권이 있었기 때문에 합의 이혼을 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이혼 후 양육권을 가진 전처는 월 2회 아이를 보여줘야만 했지만 전혀 이행하지 않았다. 형님이 문자나 전화로 연락을 해 봐도 집으로 찾아가도 문조차 열어주지 않는데 전혀 아이를 볼 방법이 없었다"고 말했다.

고유정의 재혼 사실을 알게 된 것도 아이를 만나기 위해 소송을 준비하는 과정에서였다. 남동생은 "형님은 (아들이)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지 않을까, 혹은 학대를 받지 않을까 너무 걱정이 되어 재판 속행을 요구했지만 전처는 여러 번 (재판에) 불참했다"며 "형님은 전처가 애를 키우는 줄 알고 양육비를 제가 알기로는 매달 빠지지 않고 보내준 걸로 알고 있다. 양육권을 가장 먼저 생각했던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남동생은 고유정과 만난 피해자가 연락이 되지 않은 시점은 정확히 25일이라고 말했다. 피해자의 남동생은 그날 밤 피해자의 카카오톡 말투가 평소와 달랐다며 고유정이 핸드폰을 조작했을 것이라 추측했다.

그는 "25일 8시에 형님이랑 아버님과 전화 통화한 게 마지막"이라며 "10시 쯤에 답장이 오기는 했다. 평소 형님께서는 목적와 주어를 확실히 보내는데 그게 없이 급하게 보낸 티가 났다"라고 말했다. 이어 "10분 후에 바로 전화를 했는데 그때부터 핸드폰이 꺼져 있었다"고 덧붙였다.

연락이 끊긴 이후 바로 신고를 한 이유는 "전처의 공격적인 성격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특히 아이를 만나는 면접일이 결정된 후 "형님이 이상한 이야기를 했다"며 "첫째로 전에 없던 다정한 말투의 문자가 온다고 했다. 둘째로 만남의 장소로 갑자기 제주도 동쪽 지역을 통보했다고 한다. (고유정의 외가와 피해자의 집이 있는 신제주와는) 제주도에서 1시간 반이면 굉장히 먼거리"라고 말했다.

이어 "원래 형이 연락 두절된 적도 한 번도 없고. 그리고 전처의 공격적인 성격도 알고 있었으니까 저는 무슨 일이 벌어졌구나라고 생각을 해서 (신고했다)"고 설명했다.

남동생은 경찰의 대응에도 문제가 많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28일 정오쯤 (경찰) 실종팀에서 저와 통화를 했을 때 (27일 고유정과 첫 통화를 한) 이야기를 전혀 해주지 않았다"며 "만약 그때 그 여자의 터무니없는 진술을, (피해자가) 덮치려다 혼자 나갔다라는 그 누명을 빨리 말해 줬더라면 제가 가졌던 의문점들을 모두 말했을 것이다. 그럼 수사는 좀 더 빨리 진행돼서 시신 유기까지는 막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남동생은 "저희는 지금 형님을 잃은 것도 너무나 고통스러운데 시신조차 찾을 수가 없다. 지금 당장 장사를 지낼 수도 없어서 형님 영정 사진에 물 한잔 떠놓고 있다"며 "형님 시신을 빨리 찾아서 저희에게 돌려주셨으면 좋겠다. 언제까지 이렇게 눈물만 흘려야 되는지 너무나 분하고 억울하고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이혜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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