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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제24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風前燈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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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 1회전 제1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최정 九단 / 黑 스웨 九단

조선일보

〈제5보〉(52~62)=덤 6집 반인 LG배의 경우 출전자들의 흑백 선호율은 3~4년 전만 해도 대략 반반이었다. 하지만 요즘엔 백을 택하는 기사들 비율이 압도적이다. 이 바둑의 최정도 선택권을 갖게 되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백을 선택했다. 대국 후 그녀의 설명은 이랬다. "요즘엔 포석 패턴이 거의 정해져 있어서 흑이 판을 주도해 가려면 피곤하다. 따라가며 덤을 받는 백이 훨씬 편하다." 인공지능(AI)이 바둑계에 군림하면서 생긴 새 풍속도다,

지난 보에서 경솔하게 대응, 곤마로 전락한 좌상귀 흑 대마가 ▲에 붙여 탈출에 나선 장면. 하지만 52 젖힘 때 53이란 엄청난 악수가 또 한 번 터졌다. 백이 54, 56의 강수로 응징하고 나서자 흑이 난처해졌다. 53으로는 참고 1도 1로 연결하고 5까지 행마하는 것이 좋았다(백 A면 흑 B에 받아 차단되지 않는다).

백이 56으로 참고 2도 1에 두었다간 걸려든다. 6까지 백이 망한 모습. 58까지의 결과는 '가'의 단점이 남아 참고 1도보다 훨씬 못하다. 그 단점을 커버하려고 59, 61에 두었지만 대해(大海)로 빠져나가는 것보다 못했다. 좌변에 갇힌 채 바람 앞의 촛불처럼 위태로워진 좌변 흑 대마의 운명은 어찌 되는 것일까.

조선일보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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