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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한국 축구' 파울루 벤투와 대표팀

부산의 15년 기다림, 황의조가 끝냈다…벤투호 1-0으로 호주 제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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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황의조가 7일 오후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 열린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과 호주와의 평가전에서 첫 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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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의 기다림이 환호로 바뀌었다. 2004년 이후 처음 부산을 찾은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5만2,213명의 만원 관중을 열광의 도가니에 빠뜨리며 짜릿한 A매치 승리를 선물했다. 부산 시민들은 열렬한 환호로 선수들의 플레이에 화답했다.

대표팀은 7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호주와의 KEB하나은행 초청 A매치 친선경기에서 후반 교체 투입된 황의조(27ㆍ감바오사카)의 극적인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2004년 12월 독일전 이후 부산에서 첫 A매치를 치른 대표팀은 최근 3연승을 내달리며 상대전적에서 7승11무9패로 열세였던 호주에 패배를 안겼다.

파울루 벤투(50) 대표팀 감독은 3개월 앞으로 다가온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지역 예선을 대비해 이날 전술 실험에 나섰다. 주로 사용하던 포백 대신 윙백에 공격적인 역할을 부여하는 스리백을 가동했다. 좌우 윙백에는 김진수(27ㆍ전북)와 김문환(24ㆍ부산)이 배치됐다. 손흥민(27ㆍ토트넘)을 스트라이커로 사용하는 ‘손톱작전’도 함께였다. 지난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나섰던 손흥민은 체력적으로 완전치 않은 상황에서도 황희찬(23ㆍ잘츠부르크)과 함께 공격의 중책을 맡았다. 이재성(27ㆍ홀슈타인 킬)과 황인범(23ㆍ밴쿠버)이 2선에서 섰고, 주세종(29ㆍ아산 무궁화)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공수를 조율했다. 골문은 김승규(29ㆍ빗셀고베)가 지켰다.

전반 초반부터 선수들은 관중의 응원에 보답하듯 강하게 상대를 압박했다. 하지만 새로운 전술에 적응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전반 14분 아워 마빌(24ㆍ미트윌란)에게 오른발 발리 슈팅을 내줬으나 김승규가 선방으로 막아냈고, 전반 18분에는 공격수 미첼 듀크(28ㆍ시미즈)가 코너킥을 머리로 방향만 돌려놓은 헤딩슛이 오른쪽 골포스트에 맞고 나오며 가슴을 쓸어 내렸다.

하지만 한국에는 손흥민이 있었다. 예열을 마친 손흥민은 전반 31분 오른쪽 측면에서 위협적인 돌파를 선보이며 관중의 함성을 이끌어냈다. 손흥민이 대형 전광관에 잡힐 때마다 경기장이 떠나갈 듯한 함성이 터져 나왔다. K리그2 ‘부산 아이돌’ 김문환도 오른쪽 측면에서 공격적인 모습을 선보이며 공을 잡을 때마다 여성 팬들의 함성이 터져 나왔다.

별다른 찬스를 만들지 못하며 0-0으로 전반을 마친 대표팀은 후반 들어 힘을 냈다. 호주가 후반 중반 K리거 타가트(26ㆍ수원)를 교체 투입하자, 한국은 황의조와 홍철(29ㆍ수원), 나상호(23ㆍ도쿄)를 연속해서 투입하며 맞불을 놨다. 결국 후반 22분 교체 투입된 황의조가 31분에 일을 냈다. 홍철이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쇄도하던 황의조가 오른발로 밀어 넣으며 기다리던 첫 골을 터트렸다. 골이 터지자마자 5만 관중이 내지르는 함성에 경기장은 떠나갈 듯 했다. 후반 막판 손흥민의 슈팅이 호주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자 탄성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1-0으로 앞서 나간 대표팀은 끝까지 리드를 지키며 팬들에게 승리를 선물했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하나 같이 A매치에 목말랐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영윤(20)씨는 입고 온 K리그2 부산 유니폼을 가리키면서 “김문환 선수의 팬이다. 2년 전 서울까지 A매치를 보러 간 기억이 있는데 앞으로 부산에서 A매치가 자주 열렸으면 좋겠다”며 부산의 축구 열기를 실감케 했다.

대표팀은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장소를 옮겨 이란과 6월 두 번째 A매치를 치른다.

부산=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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