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정상회담서 '신시대 전면적 전략 동반자 관계' 선포
中화웨이-러MTS와 5G서비스 협력 MOU도 체결
反화웨이 동맹 구상하는 美 견제하며 중-러 밀월 강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AFPBB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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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러시아를 방문해 양국 관계를 ‘사상 최고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일방주의를 가속하는 ‘미국’을 견제하기 위해 시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전보다 가까워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친애하는 친구’…美 보란 듯 ‘밀착 과시’
6일 중국 외교부와 러시아 대통령궁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부터 7일까지 중국을 국빈 방문한다.
시 주석은 방러 첫날인 5일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30여 개 항목의 협력방안에 대한 서명식을 열고 양국의 관계를 ‘신시대 전면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했다. 회담 직후 시 주석은 “중국과 러시아는 양국 관계를 역사상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평가했으며 푸틴 대통령 역시 시 주석을 ‘친애하는 친구’라 표현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양국은 주요한 국제문제에서 입장이 일치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이들 국가는 미국의 ‘일방주의’에 함께 대응하겠다는 뜻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먼저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도 “평화적 해결방법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미국의 이란에 대한 일방적 제재도 반대한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특히 이번 회담을 통해 중국의 이동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러시아의 모바일텔레시스템스(MTS)가 협력을 하기로 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날 AFP통신에 따르면 화웨이와 MTS는 2020년까지 5G 서비스를 출범하기로 하고 네트워크 건설 계약을 체결했으며 기술개발도 공동으로 해 나가기로 했다. 화웨이 측은 “러시아가 화웨이의 장비를 쓰겠다고 결정한 것은 화웨이의 경쟁력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매우 기쁘다”고 언급했다.
러시아가 화웨이의 손을 잡으면 미국의 봉쇄 작전도 삐걱거릴 수밖에 없다. 미국은 지난달 화웨이를 거래 제한 명단에 올리고 동맹국들에도 화웨이 견제에 동참할 것을 요구했다. 미국 정부의 압박에 스마트폰 운영체계(OS) 안드로이드의 개발사 구글을 포함해 인텔이나 퀄컴 등 주요 반도체 회사도 화웨이에 기술과 부품 공급을 중단하며 화웨이는 존립 위기에까지 처한 상태다. 하지만 화웨이가 러시아의 손을 잡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면 수익원을 찾는다면 자금난에서 벗어날 수밖에 없는 만큼, 이번 중-러 밀착은 미국에 도전으로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中 매체 “새로운 외교 지평 열었다” 자평
시 주석은 6일 러시아 내 중국 자동차 회사를 방문한 후 제23회 국제경제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상트페테르부르크로 향한다.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의 모교인 상트페테르부크르 국립대에 방문해 명예박사 학위도 받을 예정이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4월 시 주석의 모교인 칭화대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은 바 있다.
시 주석은 2013년 취임 이후 푸틴 대통령을 각종 국제 행사를 포함해 30여 차례 만나며 관계 강화에 힘써 왔다. 이번 러시아 방문은 2017년 하반기 시진핑 2기가 출범 이후 첫 방문이다. 중국은 무역전쟁을 시작으로 기술과 안보 등 다방면에서 미국과 대립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우군 확보가 절실하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사설을 통해 이번 정상간의 만남이 새로운 양국관계의 지평을 열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러관계가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인 ‘신시대 중-러 전면적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된 것은 대(大) 사건”이라며 “이는 중국과 미국, 러시아와 미국의 관계가 어떻든지 영향을 받지 않고 중-러 관계가 계속해서 밀접한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싱크탱크 카네기모스크바센터의 알렉산더 가브에프 대표 역시 “러시아의 입장에서 중국은 매우 중요하다”며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 합병 이후 서방의 제재를 받기 시작한 이후, 중국과의 지정학적 관계가 더욱 부각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대립적인 정책을 추구하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양국이 서로의 관계에 더 초점을 맞추게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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