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미세먼지 등으로 다각화..일자리 창출땐 인센티브 확대
지방재정 운영일정 57년만에 개편
교부세 배분 12월서 9월로 당겨..지자체 예산편성때 반영 가능해져
지방세 증가분 8조5천억 어떻게
4조5천억은 지자체 사업 보조에..4조는 수도권·광역시·道가 나눠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오른쪽 다섯번째)과 내빈들이 4일 세종시 국세청 대강당에서 열린 지방재정전략회의에 참석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신성장동력 창출, 확장적 재정기조 유지, 주민 안전·복지 확대 등 지역살림을 확장적이고 포용적으로 강화해 나가는데 중앙과 지방이 함께 힘을 모으기로 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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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노인인구가 많거나 낙후된 지역에 교부세를 더 많이 배분해 지역문제 해결에 나선다. 미세먼지, 일자리 창출 등 국가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인 지자체에도 교부세를 통한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행정안전부는 4일 세종시 국세청 대강당에서 진영 장관 주재로 '2019 지방재정전략회의'를 개최하고 이같이 밝혔다. 이번 회의에는 17개 광역 자치단체 부단체장을 비롯해, 226개 기초 자치단체, 자치분권위, 시·도지사협의회,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와 기재부·교육부·국조실 등 관계부처 공무원 300여명이 참석했다.
정부는 이번 회의를 통해 상반기 추경편성·신속집행, 재정분권 등 지방재정의 자율성을 높이는데 중점을 뒀다. 정부는 확장적 재정운용 기조를 이어가기 위해 2020년 지방예산은 신혼·출산가구 지원, 아동·양육수당, 노인일자리·커뮤니티 케어 지원 등 포용적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기로 했다. 지역 여건과 주민수요에 부합하는 생활 SOC(사회간접투자) 시설 투자를 확대하고, 어린이·장애인 등 취약계층 안전사고 예방 분야에 재정을 집중 투자한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는 지방자치단체의 초미의 관심사인 교부세 산정 일정 및 요건 개선 사항과 문재인 정권의 1단계 재정분권 후속조치로 확보된 8조5000억원의 구체적인 사용 방안 등을 발표해 큰 관심을 모았다.
저출산·미세먼지 등으로 다각화..일자리 창출땐 인센티브 확대
교부세 산정 요건을 고용·저출산·유동인구·미세먼지 등으로 다각화해 지자체별 행정소요의 특성에 맞는 교부세를 지원한다.
먼저 재정형평화 기능을 강화한다. 2년 연속 고용·산업 위기지역으로 지정된 경우 교부세를 추가 배분한다. 군산·통영·고성·거제·창원(진해)·영암·목포·해남·울산(동구) 등 총 9개 지역이다. 성장촉진지역·접경지역·폐광지역 등 낙후지역과 복지부담이 높은 반면 재정여건이 어려운 자치구에도 교부세를 늘린다.
인구구조 변화도 반영한다. 고령화로 노인인구 비중이 높은 지역은 세입이 적은 반면 현금성 복지수요가 큰 점을 고려해 지원을 확대한다. 65세 인구 비율이 25%가 넘는 7개 시, 57개 군이 대상이다.
비(非) 주민등록인구에 대한 행정수요가 급증한 만큼 외국인·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의 추가 수요도 반영키로 했다. 2017년 기준 등록외국인 140명, 유동인구 265만명으로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일자리 창출 인센티브도 확대해 지역 경제 활성화를 지원한다. 현재 교부세 산정 시 반영하는 '일자리 창출' 항목의 가중치 10%를 상향 조정할 계획이다. 체육센터, 미세먼지 차단 숲 등 주민생활 밀접한 '생활SOC(Social Overhead Capital)' 사업도 교부세 수요에 반영해 주민 삶의 질 향상에 나선다.
미세먼지, 일자리 창출 등 국가적인 공동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인 자치단체에도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노후경유차 조기폐차, 신재생에너지 지원 등 미세먼지 배출원 감축 노력에 동참하는 자치단체를 선정해 지원을 확대한다. 이번 정부추경 예산에 포함된 미세먼지 1조원에 대응해 정책적 효과를 높이기 위한 조치다. 미세먼지가 한 지역만의 문제가 아닌 점을 고려해 피해가 심각한 지역의 수요도 반영한다.
교부세 배분 12월서 9월로 당겨..지자체 예산편성때 반영 가능해져
교부세 요건을 다양화한만큼 배분 일정도 앞당겨 효율적인 집행이 가능토록했다. 배분 시기를 12월 말에서 9월로 앞당기는 등 지방재정 운영일정을 전면 개편한 것이다.
그간 지자체 예산편성 일정과 교부세 산정·배분 일정이 불일치해 교부세를 지방정부 예산에 적시에 편성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해 왔다. 1962년 교부세 제도를 도입한 이후 꾸준히 제기된 문제점을 이번에 처음 개선한다.
현재 지방정부는 6~10월 예산 편성을 완료, 11~12월에 지방의회에 예산안을 제출하고 의결을 마친다. 반면 교부세는 행안부가 6월에 지방정부 재정을 분석하고 7월 예산편성지침, 8월 중기재정계획을 마련해 12월에 교부세를 지자체에 최종 분배한다. 12월에 분배되는 교부세를 지방정부 예산에 즉시 반영할 수 없는 구조다. 2017년의 경우 최종 교부세금액 대비 실제 예산에 편성된 교부세는 76.1%에 불과했다. 효과적이고 신속한 재정지출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이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교부세 산정일정을 전반적으로 3개월 앞당겼다. 지방정부 재정분석을 6월에서 3월로, 7월·8월에 진행하던 예산편성지침과 중기재정계획 수립도 각각 6월에 완료한다. 이를 바탕으로 교부세를 9월에 최종적으로 배분해 자치단체 예산에 정확히 편성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지방채 발행 한도 설정권 한도를 자치단체로 이양해 자율성을 확대하기로 했다. 전년도 오차원인 분석 등을 통한 세수추계 개선, 예비비 편성 최소화 등 잉여금 관리 강화, 성과부진사업 축소·폐지 후 일자리 창출에 재투자 등 세출구조조정도 병행한다.
내년 예산편성지침에 지방의원 국외여비를 위법하게 집행할 경우, 자치단체 자율적으로 패널티(예산 삭감, 대국민 공개 등) 적용 근거를 마련하는 등 예산 집행의 책임성도 강화한다.
4조5천억은 지자체 사업 보조에..4조는 수도권·광역시·道가 나눠
재정분권 시행 전 11%인 지방소비세율을 2020년까지 21%로 10%p 올리면서 발생한 증가분 8조5000억원에 대한 구체적인 사용 방안도 확정했다. 먼저 8조5000억원에서 4조5000억원을 떼어내 향후 3년간 지자체 사업 보조 등에 사용한다. 4조5000억원 중 3조6000억원은 국고보조사업의 지자체 기능이양 사업에 쓰고 9000억원은 기초단체·교육청 재원변동을 보전하는 데 투입한다.
지역균형 발전을 위한 지역사업을 2005년부터 기재부가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에서 지원해 왔지만 내년부터 3조6000억원에 이르는 사업을 지방정부가 스스로 운영하게 되면서 해당 예산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 논의가 계속돼왔다. 결국 지자체간 협의를 통해 지방소비세 증가분에서 앞으로 3년 간 도움을 받기로 결정한 것이다. 나머지 4조원은 수도권·광역시·도(道)가 1:2:3 비율로 나눠 갖고 수도권이 가져가는 돈의 35%를 지역상생발전기금으로 출연하는 기존 틀은 유지키로했다.
문재인 정부는 실질적인 지방재정 분권 실현을 위해 현재 8대2인 국세·지방세 비율을 7대3을 거쳐 6대4까지 조정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지난해 10월 제1단계 재정분권 추진방향을 발표한 바 있다.
정부는 지방소비세 6%p 인상과 재원보전을 위한 관련 6개 법안을 6월내에 국회에 제출한다. △부가세법(국세 부가세 6%p인하) △지방세법(소비세 6%p 이상) △기금관리법(생상발전기금 개편) △지방재정법(기초단체 재원보전) △교육교부금법·세종시특별법(교육청 재원보전) 등 이다.
법이 시행되면 지난 2010년 지방소비세 도입 이후 최대 규모의 지방세 확충과 더불어 국고보조사업 정비에 따라 지방 재정의 자율성이 대폭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따라 중앙·지방 정부는 9월말까지 관련 법안 통과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법 통과가 9월을 넘길 경우 국고보조사업 전환예산 3조6000억원, 지방소비세 6%p 인상분 5조1000억원 등 총 11조원을 내년도 지자체 예산에 편성할 수 없고 그에 따라 지방 경기침체에 활력을 불어넣어줄 재원이 그만큼 줄기 때문이다.
진영 행안부 장관은 "어려운 대내외 경제상황 속에서 중앙은 물론 지방재정의 적극적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며 "지역경제의 활력 제고와 경기부양을 위한 확장적 재정운영과 사회적 약자를 보듬는 포용적 예산으로 우리 주민 모두에게 힘이 되는 지역살림을 꾸려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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