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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게임세상] 게임업계의 잇따른 게임중독 질병코드 반대

조선비즈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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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게임세상] 게임업계의 잇따른 게임중독 질병코드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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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 주말 게임이용장애에 질병코드를 부여하는 국제질병분류(ICD) 개정안을 확정한 것과 관련해 5월 마지막주(27~31일) 게임업계에서는 큰 반향이 있었다. 게임 제작자와 학회 등은 반대 의견을 표출하며 공동대책위원회를 출범시켰다.

또 게임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도 WHO의 결정에 반대 입장을 나타내고 있지만 보건복지부는 WHO의 ICD 기준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견을 내 부처 간 대립 양상도 나타났다.

◇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부여에 대한 게임업계의 잇따른 반대 선언

게임과 관련해 웬만한 부정적 이슈에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던 게임 개발자들은 이번 WHO의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가 국내에 도입되면 안 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했다. 28일 한국게임개발자협회는 국내 여러 개발자 그룹들과 경기도 판교 글로벌게임허브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보건복지부가 ICD 개정안을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에 도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날 회견에는 스마트폰게임개발자그룹, 한국인디게임협회, 넥슨 노동조합 스타팅포인트, 스마일게이트 노동조합 SG길드도 참여했다. 이들은 게임을 대중과 함께 숨 쉬는 콘텐츠, 창의적인 콘텐츠, 자기 주도적 학습이 가능한 콘텐츠, 예술적 가치를 포함한 콘텐츠로 정의하고 각종 사고의 원인으로 게임을 지목하며 질병 코드를 부여한 것은 성급한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29일 한국게임산업협회를 비롯한 89개 단체가 참여한 게임 질병코드 반대를 위한 공동 대책 위원회가 발족했다. 왼쪽부터 김병수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장, 황성익 한국모바일게임협회장,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공대위 대표), 정석희 한국게임개발자협회장, 최요철 차세대융합콘텐츠산업협회장. /이정민 기자

29일 한국게임산업협회를 비롯한 89개 단체가 참여한 게임 질병코드 반대를 위한 공동 대책 위원회가 발족했다. 왼쪽부터 김병수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장, 황성익 한국모바일게임협회장,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공대위 대표), 정석희 한국게임개발자협회장, 최요철 차세대융합콘텐츠산업협회장. /이정민 기자



다음날인 29일에는 게임 질병코드 반대를 위한 공동 대책 위원회(이하 공대위)가 출범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이 대표를 맡은 공대위에는 한국게임학회와 한국게임산업협회를 비롯해 학회·공공기관·협단체 56곳 및 대학 33곳 등 총 89개 단체가 참여했다.

공대위는 상설기구화를 통해 게임질병코드와 관련해 국내외 공동연구를 추진하고 범국민 게임 촛불 운동을 개최하는 등 게임 질병코드화 반대 운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또 사회적 합의 없이 KCD에 게임이용장애가 도입될 경우 법적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30일에는 게임사를 포함한 194개의 인터넷 관련 단체가 소속된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WHO의 게임 중독 질병 분류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냈다. 협회는 "게임이용장애 질병 분류에 대해 비과학적 검증 및 연구 불충분 등 많은 비판과 논란이 있었음에도 WHO의 성급한 결정에 유감을 표한다"면서 디지털 콘텐츠 산업 전체를 위협하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 정부 부처 간 불협화음 발생…이낙연 총리가 중재 나서기도

WHO가 게임중독을 공식 질병으로 분류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복지부는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관리하기 위한 준비작업에 착수했다. 복지부는 문체부를 비롯해 관련 부처와 시민사회단체, 학부모단체, 게임업계, 보건의료계, 법조계 등이 참여하는 민관협의체를 6월 중에 구성해 게임중독 질병코드화 도입을 위한 합의점을 찾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문체부는 충분한 과학적 검증 없이 결정을 내린 WHO에 이의를 제기할 것이며 게임 중독을 KCD에 포함시키는 것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또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는 것을 복지부 주도로 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도 드러냈다. 앞서 박양우 문체부 장관도 게임사들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게임이용장애 질병화 코드화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하기도 했다.


이같은 부처간 갈등 양상이 나타나자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총리실 간부회의에서 "WHO가 ICD 개정안을 확정하면서 국내에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면서 "관계부처들은 향후 대응을 놓고 조정되지도 않은 의견을 말해 국민과 업계에 불안을 드려서는 안 된다"고 했다.

또 이날 회의에서 민관협의체는 복지부가 아닌 국무조정실에서 주도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이 총리는 "수년간 각계가 참여하는 충분한 논의를 거쳐 건전한 게임이용 문화를 정착시키며 게 임산업을 발전시키는 지혜로운 해결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민 기자(ja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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