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정페이 책상서 발견된 '미국함정', 중국서 인기몰이
프랑스인 피에루치, 알스톰 간부로 美와 겪은 갈등 담아
"美 약한 모습 보이면 더 괴롭혀…강하다는 것 증명해야"
런정페이 회장의 집무실 사진.책상 위에는 ‘미국함정’ 책이 놓여져 있다.[트위터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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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도 ‘열독’ 중인 것으로 알려진 프랑스 기업인 프레더릭 피에루치의 ‘미국 함정(The American Trap)’이 중국에서 대대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 책의 저자인 피에루치는 “만일 약해 보인다면 미국은 똑같은 행동을 되풀이할 것”이라며 “(미국에 당신이) 강하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3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런 회장의 책상 위에 비치된 ‘미국 함정’ 중국어판은 중국 온라인 도서 판매몰에서 1위를 차지하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 책은 31일부터 홍콩에서도 판매되며 화웨이의 사내 카페테리아나 도서관 등에서도 이 책이 비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함정’은 프랑스 기업인 피에루치가 쓴 책으로 미국이 어떻게 제 3국의 기업을 약탈하는지를 다뤘다. 프레더릭 피에루치는 프랑스 전력 운송 대기업 알스톰의 간부로 5년간 미국 사법부와 갈등을 겪은 내용을 책에 담았다.
당시 미국 사법부는 알스톰이 인도네시아와 거래를 하며 거액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피에루치를 구속했다. 2013년 미국 사법 당국은 피에루치가 출장으로 뉴욕을 방문하자 공항에서 그를 체포했다. 미국 밖에서 벌어진 사건에 대해 미국 국내법인 해외부패방지법(FCPA)을 적용, 프랑스 국적인 피에루치를 체포한 것이다.
미국의 FCPA법은 미국 국내법을 어기지 않아도 거래에 달러가 사용되거나 미국 내 서버가 있는 이메일을 이용한 정황이 나타나면 피의자를 구속할 수 있다.
피에루치는 2년간 감옥생활을 하고 3년간 병보석을 허용받아 총 5년을 감시당하게 됐다고 밝혔다. 뿐만아니라 알스톰은 7억7200만달러의 벌금을 내야 했으며 알스톰 에너지부분은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의 손으로 넘어갔다.
피에루치는 인터뷰를 통해 “미국이 자국법을 다른 국가를 제재하는 무기로 삼고 있다”며 “미국이 현재 화웨이에 취하고 있는 전략은 알스톰에 했던 일과 매우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화웨이가 미국에 표적이 된 것은 화웨이의 5G 기술이 미국에 위협적이기 때문”이라며 “멍완저우 최고재무담당자(CFO)가 캐나다에서 체포된 것은 내 사례와 완벽하게 일치한다”고 말했다.
피에루치는 미국이 과거에는 유럽을 목표로 했지만 최근 중국을 겨냥하고 있다며 미국에 맞서기 위해서 유럽과 중국이 단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약한 모습을 보이면 더 괴롭힌다. 중국이 미국기업에 벌금을 물리는 등 강하게 맞서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한편 런정페이 회장은 피에루치의 경험을 염두에 둔 듯 연일 미국에 강한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 26일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내게 전화를 건다고 해도 나는 무시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어 하루 뒤인 중국 관영매체 중앙(CC)TV와의 인터뷰에서는 “우리는 죽을 것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싸울수록 더 강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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