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미국, 안보예외규정 남용해 세계 무역질서 위반"
화웨이, 거래 제한조치 '위헌'으로 소송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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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이제 세계무역기구(WTO)로 번지고 있다.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와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중국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WTO 시장접근위원회 회의에서 미국의 화웨이 봉쇄 조치를 언급하며 “미국이 안보 예외 규정을 남용해 세계 무역 질서를 위반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중국 기업에 내린 일방적인 제재를 즉시 해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5일 국가 안보 위협을 내세워 화웨이와 68개 자회사를 ‘거래제한 기업 리스트’에 올려 압박을 하고 나섰다. WTO는 회원국들의 일방적인 무역 제한을 금지하지만 ‘국가 안보’를 위한 제한만은 예외로 두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미국이 ‘국가 안보’ 예외규정을 추가적으로 악용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미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이후 중국 기업 뿐 아니라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관세를 부과하고 수입 자동차에 대한 관세 역시 검토 중이라는 사실을 지적하기도 했다.
중국은 지난 13일에도 WTO 홈페이지에 ‘WTO 개혁 제안’을 올렸다. 중국은 “국가안보 예외 규정 남용과 WTO 규정에 어긋나는 일방적인 무역 조치의 잘못된 사용은 국제 무역질서에 큰 타격을 줬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의 항의에 귀를 기울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날 미국 무역 대표는 중국의 항의에 대해 별도의 답변을 하지 않았다. 미국 측은 “이는 정해진 아젠다가 아니었기 때문에 답변을 거부한다”고 했다.
한편 화웨이는 이날 미국 텍사스 동부 지방법원에 미국의 거래 제한 조치가 위헌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화웨이가 제기한 소송은 공판 심리를 생략할 수 있는 약식 판결 소송으로, 미국 법원에 서둘러 결론을 낼 것을 요청한 셈이다. 화웨이는 지난 3월에도 미국이 정부 기관의 화웨이 장비를 금지하는 조치를 하자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화웨이의 쏭류핑 최고법률책임자(CLO) 겸 부사장은 “지금 우리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이 다른 산업이나 기업, 소비자에게도 일어날지 모른다. 위험한 전례가 될 것”이라며 “사법의 장에서 시정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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