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유럽의회선거 결과 분석 / 혼란 부채질 보수·노동당 심판 / 佛 여당, 극우 국민연합에 석패 / 스페인 집권당은 총선이어 1위
27일(현지시간) 유럽의회에 따르면 브렉시트당은 오전 2시 현재 잠정 개표 결과 31.71%를 득표해 영국이 배정받은 유럽의회 의석 73석 중 가장 많은 29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자유민주당(18.55%·16석)과 제1야당 노동당(14.05%·10석)이 그 뒤를 이었으며, 집권 보수당은 8.71%의 저조한 득표율로 4석을 차지하는 데 그쳐 녹색당(11.09%·7석)에도 밀린 5위로 주저앉았다.
브렉시트에 관해 선명한 태도를 보인 정당들이 몰표를 받은 것은 올해 브렉시트 이행 과정에서 기성 정치권이 지리멸렬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영국은 정부와 EU 간 합의안이 세 차례 하원 투표에서 모두 부결되면서 브렉시트 이행 시한만 3월 말에서 10월 말로 늦춰졌다. 영국이 유럽의회 선거를 실시(23일)한 다음날 테리사 메이 총리는 결국 사의를 밝히기도 했다. 나이절 패라지 전 영국독립당 대표 등이 주축을 이룬 브렉시트당은 가능한 한 빨리 EU와 결별해야 한다는 입장이며, ‘브렉시트는 헛소리’(Bollocks to Brexit)라는 슬로건을 내건 자유민주당과 녹색당은 EU 잔류를 주장해 왔다.
유럽의회 선거에서 각국 유권자들은 나라별로 정해진 투표일에 자국의 기성 정당에 한 표를 행사한다. 유럽의회 선거가 각국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으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끄는 ‘레퓌블리크 앙마르슈’(LREM·전진하는 공화국)는 22.47%(21석)로 마린 르펜이 이끄는 극우·포퓰리즘 성향 국민연합(23.53%·22석)에 근소하게 밀렸다. “패배를 생각해 본 적 없다”고 자신했던 것과는 다른 결과다. 마크롱 대통령의 향후 국정과제 추진 및 유럽연합 개혁 구상에 타격이 예상된다.
그리스 집권 급진좌파연합(시리자)도 이번 선거에서 23.85%(6석)를 얻는 데 그쳐 제1야당 신민주당(33.27%·9석)에 크게 패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는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라며 오는 10월로 예상되던 총선을 앞당겨 치를 것이라고 발표했다.
반면 스페인 집권 사회민주당은 지난달 총선에 이어 이번 유럽의회 선거에서도 32.84%(20석) 득표로 1위를 차지해 지지 기반을 공고히 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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