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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자신감만큼 빛나는 SK 서진용의 미소 “아프지 않아 행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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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스포츠월드=잠실 이혜진 기자] “아프지 않아 행복해요.”

‘가능성’만으로는 살아남기 힘든 곳이 프로의 세계다. 결국 결과로 말해야 한다. SK 서진용(27) 역시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을 터. 강속구 유형의 투수로 입단 때부터(2011년 1라운드 7순위) 큰 주목을 받았지만, 기대와 아쉬움의 불협화음 속에서 잠재력을 맘껏 펼치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드디어 알을 깨고 나오는 모습. 22일 기준 홀드 부문 공동 1위(9개)에 당당히 이름을 올려놓으며 올 시즌 SK의 확실한 ‘필승 카드’로서 거듭나고 있다.

고생 끝에 낙이 있다고 했던가. 지난해 서진용은 투구 폼에 변화를 꾀했다. 힘을 주는 포인트를 바꿨다. 기존 폼은 부상 위험이 큰데다가, 제구를 잡는 데에도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정착되기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 것은 물론, 이 과정을 감내할 수 있는 강한 정신력이 뒷받침돼야 했다. 여기에 일시적으로 구속이 줄어들면서 스트레스는 더 컸다. 서진용은 “나는 이제 파이어볼러가 아니구나 싶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노력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 법. 새 투구 폼이 자리 잡으면서, 포크볼이 춤을 추기 시작했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16%에 불과했던 포크볼 구사 비율을 30%까지 올린 이유다. 릴리스포인트가 조금 더 앞으로 나오면서 직구 궤적과 비슷하게 나오다 보니 한층 위력이 더해졌다는 평가. 실제로 피안타율이 0.150에 불과하다. 상대 타자들이 콘택트 하는 비율도 72%에서 51%대로 줄었다. 쉽사리 건들지 못한다는 의미다. 마운드 위에서의 표정도 한결 여유로워졌다.

“저도 잘해야죠.” SK 팬들은 박종훈, 김태훈 그리고 서진용을 묶어 ‘웨시퍼’라 지칭한다. 관련 상품(후드티)이 나왔을 정도. 하지만 하나둘씩 만개하는 동료들을 바라보는 서진용의 마음이 마냥 편할 리 없었다. 서진용은 “사실 그동안 후드티를 입지 않고 넣어뒀다가 최근 다시 꺼냈다”면서 “다들 잘하고 있지 않느냐. 나도 이제는 정말 잘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일단 올 시즌 목표는 하나. 부상 없이 꾸준하게 던지는 것이다. 서진용은 “아프지 않으니 내 공을 던질 수 있다. 아프지 않아 행복하다”고 미소 지었다.

hjlee@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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