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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브렉시트' 영국의 EU 탈퇴

메이, 브렉시트 ‘마지막 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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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 새 탈퇴합의안 통과땐

제2차 국민투표 표결 허용

반대측 “나쁜 협상 재포장”

“메이가 마지막 도박을 벌였다”(파이낸셜타임스)

테리사 메이 영국총리가 21일(현지시간) 제 2차 국민투표 개최 여부를 하원이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 등을 담은 새로운 유럽의회(EU) 탈퇴합의법안‘(WAB) 핵심 개요를 공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실현을 위한 ‘마지막 도전’의 시작을 알렸다. 메이 총리는 2주 내에 새로운 탈퇴 법안을 확정하고 오는 6월 초 의회 표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보수당과 노동당은 새 탈퇴협정법안이 기존 제안과 달라진 것이 없다며 즉각 반발, 메이 총리의 마지막 도전에 가시밭길을 예고하고 있다.

메이 총리는 이날 오후 런던에서 열린 연설에서 내달 상정예정인 EU 탈퇴협정 법안에 담길 주요 내용 10가지를 발표했다. 앞서 메이 총리는 지난 19일 자신의 새 제안이 “새로운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는 진전된 조처들을 담게 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가장 야심찬 부분은 협상안의 최종 승인을 받기 위해 의회가 제 2차 국민투표 여부를 결정토록 하겠다는 제안이다.이 제안은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국민들의 ‘확정투표’가 필요하다는 노동당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다. 메이 총리는 “의회가 브렉시트안을 승인하면 2차 국민투표 표결 허용하겠다”고 했다.

이와 함께 메이 총리는 법안을 통해 백스톱(안전장치)을 대체할 대안을 2020년까지 마련하고, EU관세동맹 역시 의회가 방향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노동자의 권리 보장, 환경 조항, 유럽연합과의 임시관계 등에 대한 공약도 새 탈퇴협정 법안에 포함됐다.

메이 총리는 “이 제안이 하원 승인을 받지 못하면 이는 브렉시트가 철회되거나 아예 없었던 일이 될 수도 있다”면서 “나는 타협을 했다. 이제 의회에게도 타협을 부탁한다”고 촉구했다.

오는 6월 하원 투표는 메이 총리에게 주어진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앞서 의회로부터 브렉시트 협상안을 승인받기 위한 3번의 시도는 모두 실패했다. 메이 총리에 대한 리더십에 대한 회의 불신과 사퇴 압박력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총리가 에게 이상의 기회가 찾아올 가능성은 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이 총리의 네 번째 기회도 현재로서는 실패할 공산이 크다. 이날 의회와 주요 외신들은 새 탈퇴협정 법안의 조항들이 기존과 달라진 것이 없다면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CNN은 “감미료가 첨가됐을 뿐 예전 브렉시트 협상안과 매우 흡사하다”고 보도했고, BBC는 “기존 안과 대체 달라진 것이 있긴한가”라고 지적했다.

같은날 저녁 브렉시트 강경파인 유럽리서치그룹(ERG)은 만장일치로 메이 총리의 새로운 제안에 반대키로 했다고 밝혔다. ERG 멤버인 스티브 베이커 브렉시트부 전 차관은 “오늘 총리의 연설은 상황을 악화시켰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제 2차 국민투표를 요구해온 노동당도 새로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제레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과거 나쁜 협상의 재포장에 불과하다”고 밝혔고, 당 대표를 역임한 마가렛 베켓은 “이 뒤죽박죽된 두 번째 제안도 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CNN은 “브렉시트 강경파와 노동당을 설득하는데 실패함으로써 메이 총리의 ‘새로운 제안’은 실패로 끝난 과거 협상안의 전철을 밟고 있다”고 밝혔다.

손미정 기자/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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